지난 4월 15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한국게임산업진흥원의 업무보고에 앞서 게임시연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아케이드 게임기’였다.
 바다이야기 사태 이후 등급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 아케이드게임이 부처 장관 시연을 위해 마련된 것 자체가 놀라움이었다. 국내 유수의 방송사를 비롯해 주요 언론들이 연일 톱으로 내보내며 범 국민적 지탄을 받았던 ‘바다이야기’를 생각하면 의외의  일이었다.
  첫 시연 작품인 ‘아이알로봇’은 ‘로봇축구’를 연상케 하는 뛰어난 기술력을 연출했다. ‘팡팡 파라다이스’ 역시 오락실 게임기기로 재미와 상업성을 겸비, 유럽에서 90여대가 팔려나갔다. 척박해진 국내 여건을 볼 때 선전이 아닐 수 없다. 이를 보면서 아케이드 게임 시장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져야 할 시점이 아닌가 자문해 봤다.
  전 세계 게임시장을 살펴봐도 아케이드게임은 전체의 약 39%를 차지하며 44%의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는 비디오게임과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아케이드 산업은 ‘바다’사태로 초토화된 상태다. 재기는 고사하고 뿌리를 내릴 수 있는 토양마저 잃어버린 셈이다.  특히 ‘딱지’를 경품으로 교환하는 방식의 ‘리뎀션 게임’은 심의 대상에서 제외돼 국내에서는 사업 자체가 불가능하다.
 ‘바다’사태는 분명 용서받지 못할 치명적인 오류를 범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단 한번의 과오로 씨를 말리는 것은 지나친 처사로 생각된다. 전 국민의 도박을 부추긴 ‘바다’사태를 잊자는 것이 아니다. 잘못된 부분을 수정하고 제도적 체계를 마련해 아케이드 게임 시장의 길을 마련하자는 뜻이다.
 ‘발전’과 ‘진화’는 수많은 오류를 거치고 이를 수정·보완하면서 이뤄졌다. 오류를 잘못된 것으로만 치부해 한 쪽 구석에 방치한다면 결국 거대 시장을 잃을 뿐 더러 발전의 기회를 스스로 던져 버리는 셈이다.
 김상두기자 sdk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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