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새로운 영화 지평을 열고 있는 영화인들은 아직도 많다. 하지만 메이저 자본에 의해 움직이는 영화산업은 이러한 콘텐츠를 앞에 두고도 요지 부동이다. 능력있는 감독들이 좋은 평가를 들면서도 차기작을 만들어 낼 여력이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한국 게임산업도 영화와 마찬가지다. “최근 등장하는 게임들은 겉모양이 조금 다를 뿐 비슷 비슷한 패턴의 플레이를 요구합니다.” 게임계에서 명장이라 일컬어지는 한 개발자의 말이다. 물론 게임업계도 새로운 시도를 통해 블루오션을 개척하려는 개발자들의 혼이 담긴 작품도 있지만 그 수가 많지 않다. 또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프론티어들이 대형 퍼블리셔들에게 철저히 외면당하면서 열정을 조금씩 잃어가고 있다.
게임산업은 이제 막 성숙단계에 접어들었다. 산업이 성숙하면 증가세가 더뎌지고, 결국 하락세를 보이게 마련이다. 문제는 하락의 폭이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하락하던 산업이 다시 상승곡선을 그리는데는 신기술의 등장과 새로운 아이디어 발굴이 필요하다.
한국 게임산업도 고사양의 하드웨어 등장과 더불어 네트워크기술의 발전으로 온라인게임 종주국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었다. IT 기술 인프라는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 이제 중요한 것은 그 안에 담을 독창적 콘텐츠다. 신대륙을 개척하려는 개발자들은 조금 더 끈기를 갖고, 퍼블리셔들도 당장의 이익보다 미래에 조금 더 투자해보는 것은 어떨까.
김명근기자 dionys@thega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