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업주들이 때아닌 수모를 겪고 있다. 한때 IT산업의 최선봉의 인프라로써, 산업동맥의 역할을 해 온 PC방업계가 시대가 바뀐 때문인지, 아니면 미운털이 박힌 때문인지 애물단지 신세로 전락한 것이다. 그 맥락은 PC방이 사행성 게임의 진원지이며 비행 청소년들의 놀이터가 다름아닌 PC방일 것이란 일부 정부관료의 선입견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이같은 시각은 매우 위험한 이분법적 논리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언필칭  그에대해 동의할 수 없다. 그 것은 마치 코끼리의 코만 만져놓고 코끼리 모두를 봤다는 것과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일부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 것은 바로 잡고 개선할 수 있는 소소한 것 들이다. 따라서 일부 PC방의 행태를 싸잡아 전체를 매도하는 일은 현상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주지 못한다. 이를테면 규제는 또다른 규제만 낳을 뿐이란 것이다.
 최근 논란을 빚은 건설교통부의 건축법 개정안을 들여다 보면 아쉬운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그 중 한가지는 PC방의 대형화·복합화 추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형화를 유도하게 되면 오히려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제요소들을 일소에 정리할 수 있는데 건교부는 이를 역행한 것이다. 주거지역 PC방 등록 문제도 탁상행정의 발로에서 비롯됐다. 예컨대 유흥업소도 아닌 마당에 도로 환경 등을 기준 잣대로 들이 댄 것은 어불성설의 착견이다. 이를 종합해 보면 건교부가 아직도 PC방을 성인 오락실 등과 혼동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가시지 않는다. 건교부가 뒤늦게 이를 삭제키로 결정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다.
   정부의 행정이 이젠 채찍보다는 당근을 쥐어 주는 정책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채찍으로 다스리는 네거티브 정책은 또다른 암버섯을 키우고 나쁜 내성을 길러줄 뿐이다. 문제가 있는 산업이라면 더 양지로 이끌어 내고 더 많은 당근을 쓰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테면 정책에 맞추고 규정을 준수하는 업주에는 영업시간의 제한을 완화하고 더 나가서는 금융세제의 혜택을 주는 것이다. 또 우수 업주에는 학교시설 등 등록 제한 지역에 대한 영업권을 주는 등 각종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미국 할리우드가의 포르노 전용극장엔 간판이 없다. 도로 주변에 들어설 수 도 없고 신문 광고나  전단지를 제작해 뿌릴 수도 없다. 문화관련 세제 혜택 또한 전무하다. 하지만 정부가 나서 포르노 전용극장의 인허가와 영업을 막지는 않는다. 업주 스스로 지쳐서 끝내는 폐업할 수 밖에 없도록 유도하는 것이다.미국 할리우드가의 포르노 전용극장은 그래서 한산하다 못해 파리가 날릴 정도다. 이같은 방식이 바로 당근정책이며 다름아닌 선진 정책이다.
  한시절을 풍미했던 PC방은 기로에 서 있는 업종이다. 각 가정마다 인터넷이 보급돼 통신 동맥으로써의 역할은 끝이 났다. 그러나 소임이 끝난게 아니다. PC방은 놀이문화,여가 문화의 새 업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여기에다 게임산업의 첨병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렇다면 정부의 역할은 자명하다.
 그들에게 수모를 안길게 아니라 당근을 쥐어줘야 한다. 그들이 새롭게 비상할 수 있도록 정책을 마련하고 지원책을 강구해야 한다. 그게 우리가 만들어낸 PC방 문화에 기름을 치고 새로 닦는 길이다.
  애물단지는 버리면 말그대로 쓰레기가 되겠지만 소중히 간직하고 일궈내면 보석이 된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싶다.
  PC방업주들이 어깨를 펴고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고 싶다.
  inmo@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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