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당황스러웠습니다. 퍼블리싱을 맡기고 싶다며 찾아 온 관계자가 정작 자사의 게임에 대해서 잘 몰라 질문에 답변도 제대로 못 했어요. 그런 자세로 어떻게 작품을 팔러 다니겠다는 건지, 원….”
 
  한 유명 퍼블리셔의 소싱 담당자의 말이다.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것은 현실이며 비단 특정 업체와 일부 인원에 국한된 문제만도 아니라는 것이 해당 담당자의 귀뜸이다.
 
  온라인 게임은 단 몇 시간 내에 파악할 수 없다. 또 업무가 많아 어쩔 수 없다는 항변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분명 잘못된 모습이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회사가 개발한 게임에 대해 최소한 장점과 단점은 줄줄이 꿰고 있어야 정상이다. 더욱이 퍼블리셔에게 좋은 반응을 끌어 내기 위해선 바닥부터 한계 지점까지 모조리 파악하고 있어야 협상 테이블에서 유리하다. 그것은 기본이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퍼블리셔가 찾아와 게임을 달라고 매달리던 시기는 이미 오래 전에 지났다. 설사 그렇다고 하더라도 자사의 작품도 정확히 모른다는 것은 게임업계에 몸 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의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퍼블리싱 업체를 찾아다녀야 하는 입장에서 변명의 여지가 없다.
 
  온라인 게임이 홍수처럼 쏟아지고 하루가 다르게 클로즈베타테스트와 오픈베타테스트, 정식 서비스가 새롭게 론칭된다. 그리고 그 수는 수백을 헤아린다. 일일이 모두 플레이하기엔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적어도 자사의 게임에 대해서만큼은 잘 알아야 할 것이다.
 
  경쟁작도 주의깊게 살펴보고 직접 서버에 접속해 유저들과 어울리는 일은 대단히 중요한 업무 가운데 하나이다. 이론적으로 고민하고 회의를 해도 유저들이 진정 원하는 현장 분위기를 알지 못하면 정책적으로 어긋나기가 매우 쉽다. 그런데 주위를 둘러 보면 게임을 전혀 안 하는 마케터, 개발자, 임원들이 의외로 적지 않아 놀라울 뿐이다. 그들은 한결같이 내수는 포화상태고 해외 수출은 어렵다며 투덜거린다. 불만을 표출하기 전에 자사의 게임을 돌아보며 유저들이 무엇을 원하고 어떤 부분이 문제점인지 스스로 알아보는 것이 성공을 위한 첫 걸음이 아닐까. 새삼 ‘너 자신을 알라’는 소크라테스의 말이 실감난다.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