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시장엔 ‘운칠기삼’(運七技三)이란 말이 널리 통용된다. 성공의 조건은 운이 70%이며, 나머지 30%가 기술, 즉 실력이라는 의미이다. 전혀 예상치 못한 ‘대박’이 자주 발생하는 게임의 의외성을 빚댄 말이다. 그때그때 시류에 빠르게 반응하는 문화콘텐츠의 특성상 의외의 히트상품이 많은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랄 수 있지만, 빅히트작을 만든 개발자들에겐 썩 듣기 좋은 표현은 아니다.
 
  개발자들은 ‘운도 결국 실력’이라고 주장한다. 마치 우연히 산 로또복권이 1등에 당첨되듯, 누구에게나 대박게임의 행운이 주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란 항변이다. 노력하는 개발자에게 행운이 주어지며, 남보다 실력있는 개발자에게 행운을 차지할 기회가 많이 찾아온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결코 적지않은 히트작들이 창조보다는 ‘모방’ 혹은 ‘카피’에서 비롯됐다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일부 개발자들의 모럴 헤저드와 무사안일주의 탓도 있겠지만, 우리나라는 유독 개발자 경시 풍조의 뿌리가 깊은 것이 주지의 사실이다. 당당히 세계 무대를 호령하고 있는 한국산 게임이 크게 늘고 있는데, 정작 그 개발자에 대한 평가는 절하돼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같다.
 
  영화와 마찬가지로 게임도 점차 ‘누가 만들었냐’가 1차 상품 가치를 판단하는 잣대가 되고 있다. 글로벌 게임을 육성하는 일 못지않게 뛰어난 개발자들을 우리 스스로 지지하고 응원하는 일이 보다 중요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최근 빅히트작을 만든 국내 명 개발자들이 재기를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그들중 상당수는 히트작 뒤에 개발한 차기작의 실패로 인고의 세월을 보냈던 인물들이다. 열악한 분위기 속에서 대박에 대한 부담감을 그대로 떠안은채 다시 권토중래하고 있는 미래의 우리 거장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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