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우연히 뱅앤올룹슨(B&O) 매장에 들러서 여러 제품들과 회사의 역사, 브랜드 관리를 위한 노력 등에 대한 상세한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베오사운드, 베오비전 등 제품명에서도 섬세한 고민의 흔적이 느껴진다. 우리가 흔히 살 수 있는 TV, 오디오의 값이 상상을 초월한다. 1300만원짜리 스피커가 보급형이란다.
 
  1억원 짜리 오디오, 1000만원짜리 핸드백, 수억 원을 호가하는 자동차. 정말 비싸다. 그런데 생각보다 잘 팔린단다. 그리고 이렇게 잘 팔리는 고가의 제품은 언론을 통해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그런데 그 내용은 수년간 토씨 하나 안 틀리고 똑같다. 이것을 사는 사람은 졸부이고, 파는 사람도 악덕업자이고, 뭐 항상 그런 식이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명품을 가지고 싶어한다. 솔직히 나도 기회가 되면 앞에 언급한 제품들을 갖고 싶다. 꼭 갖고 싶고 또한 남들에게 자랑하고 싶은 그런 제품, 그게 명품인 것 같다.
 
  그런데 과연 그런 세계적 명품이 게임에는 없을까. 물론 지금도 우리에게는 세계적으로 잘 알려지고 돈도 많이 버는 게임들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하지만 비싸다거나 돈을 많이 번다고 다 명품 반열에 오르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오랜 역사와 고집스러움이 더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지금 많은 게임 업체들이 엄청난 노력과 리스크를 가지고 게임들을 만들고 서비스하고 있다. 그러한 노력이 있더라도 성공 반열에 드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이러한 치열한 현실에서 명품이나 그 회사만의 고집스러움을 이야기하는 것 자체를 미쳤다고 생각할 수 있다. 또한,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일이라고 대부분 생각할 것이다.
 
  우리 게임산업이 진정한 핵심산업으로 우뚝 서고 대접 받기 위해서는 많은 돈을 벌고 게임의 건전성을 위한 캠페인도 중요하지만, 결국 10 ~ 20년 후에 내다볼 수 있는 그 회사만의 고집을 지켜낼 수 있는 그러한 경영자와 리더가 있어야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나도 지금 이순간 부족해서 너무나도 턱없이 모자란 내 자신에게 용기를 주면서 진정한 리더가 되도록 노력하겠노라고 다짐해 본다.
 
 <twkim017@nam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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