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 기미가 이쪽저쪽에서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의 자료를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실물경제가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가위 대목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냐며 다소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대세는 회복세로 반전된 것으로 보는 것 같다.
 
  재미있는 사실은 업종별 희비가 크게 교차하고 있는 점이다. 제조와 소비 업종은 오랜만의 상승국면으로, 즐거운 비명인데 반해 서비스 업종 등은 말그대로 울상인 게 그 것이다. 특히 게임을 비롯한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뚜렷한 호재를 불러 못해 경기 회복세 이전의 모습 그대로인 실정이다.
 
  경기회복세가 뚜렷하고 잠재적 수요층이 뜸틀거리고 솟구치고 있는 데 반해 매출을 견인하지 못하고 있다면 뭔가 한창 잘못된 것이다.
 
  역설적인 얘기지만 캐주얼게임 바람으로 게임계가 바람이 났기 때문이다. 게임 대중화에 기폭제로 작용한 캐주얼게임이 정작 게임계의 매출 증대에는 큰 도움을 주지 못한 것이다. 캐주얼 게임업체들의 노고와 기여도를 깎아내릴 생각은 없다. 가볍게 즐기려는 게이머들을 하드코어 장르로 끌어들이지 못한 대다수 게임업체들의 책임이 크다. 하지만 산업적인 관점에서 보면 캐주얼 게임 장르로 너무 쏠려 버렸다.
 
  그러다 보니 게임업체는 물론이고 PC방들 마저 경쟁력을 잃어버렸다. 게임업체들은 새로운 기술 트렌드에 맞춰 재무장을 해야 하는데, 캐주얼 게임 장르에 함몰된 채 이를 게을리 했고 PC방들은 고사양의 제품으로 무장해 경쟁하려 들기보다는 인테리어 등 외장에만 치우쳤다.
 
  비약이라 할 수 있지만, 현대적 감각의 인테리어로 단장한 PC방에서 그 옛날의 386 PC로 영업하는 행태를 보였다면 그 산업, 그 시장의 전망은 눈을 감고도 알 일이다.
 
  선순환구조가 왜곡되고 산업의 패러다임이 요동치고 있으니 성장 가도를 달려도 시원찮은 게임시장이 수렁에 빠져 몸부림치고 있음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라고 보여진다.
 
  게임산업은 엔터테인먼트와 IT(정보기술)를 접목한 엔터테크놀로지 산업이다. 이 산업은 첨단 IT기술을 바탕으로 창의력을 접목하고, 끊임없이 진화를 거듭해야만 존립할 수 있다. 따라서 선순환구조가 무너지고 정체되면 돌이킬 수 없는 치명상을 입기 십상이다.
 
  믿고 싶지않지만 중국 게임업체들의 수준이 우리 코 앞에 다가왔다는 소리는 게임계가 그동안 너무 현실에 안주해 온 게 아니냐는 자성의 목소리와 다를 바 아니다.
 
  타개책은 있다. 리딩업체들이 시장을 이끌고 주도하는 노력이다. PC방을 고사양으로 재무장하도록 유도하고 수익모델을 다각화 하는 등 유통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하드웨어업체들과의 제휴도 추진해야 한다.
 
  캐주얼게임에 대한 환상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그것은 마치 영화계가 한때 재미를 보다 발목이 잡힌 트렌드 무비 예찬론과 진배없다. 첨단 기술을 업고 수요를 이끌지 않으면 게임시장의 기지개는 기대할 수 없다.
 
  이제는 하드코어 게임이 시장을 이끌 때가 됐다.더욱이 경기회복세가 뚜렷하다면 그 시기는 다름아닌 지금이라고 본다. 끊임없이 진화하고 변환하지 않는 산업은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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