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국내 이동통신업계의 가장 큰 화두는 단연 ‘무선인터넷망 개방’이다.
 
  망 개방(open access)이란 이동통신 서비스 사업자에 구애 받지 않고 어떤 휴대폰이나 휴대용 기기를 이용해서 콘텐츠에 접근하고 소프트웨어를 업로드 또는 다운로드 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망 개방이 이뤄지면 기업들은 유선상에서 쇼핑몰이나 기업 홈페이지를 자유롭게 구축하듯 무선 망에 자체적으로 사이트를 개설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또 이용자들은 휴대폰을 통해 네이버, 구글 등 포털 사이트 등에 제약 없이 접근할 수 있다.
 
  망개방이 이뤄지면 이동통신 업계의 무선인터넷 시장은 커다란 변화를 겪을 것이다. 사실상 이동통신 업계의 무선인터넷 시장은 보다 발전된 인터넷 시장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할 것이다.
 
  이런 흐름의 선두주자가 IT기업 구글이다. 구글은 수억 달러를 투입해 애플의 아이폰과 유사한 구글폰을 개발해 1년 내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구글폰은 검색, 이 메일 등 구글 특유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모바일 광고를 통해 통화료와 문자 메시지 요금을 대폭 낮출 예정이다. 망 개방이 이뤄지면 지금의 인터넷처럼 누구나 쉽게 콘텐츠를 쌓을 수 있고 콘텐츠가 쌓이면 구글은 검색결과에 광고를 붙이는 기존 수익모델을 무선망에도 적용할 수 있다. 이런 구글의 전략이 현실화 되기 위해서는 망 개방이 필수 선결과제다. 이미 구글은 미국의 3위 이동통신 사업자인 스프린트넥스텔과 손잡고 모바일 와이맥스 서비스에 웹 검색 기능과 이메일 등의 어플리케이션을 제공하기로 했다. 모바일 와이맥스는 망 개방의 비전을 실현시킬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자체 이동통신망이 없는 구글의 입장에서 이런 와이맥스 부문의 제휴가 최적의 선택이다. 국내에서 망 개방은 콘텐츠 제공업체(CP)와 인터넷 포털들의 오랜 숙원이었다. 2001년부터 논의가 시작되었으니 벌써 7년째다. 이렇게 국내에서 망 개방에 대한 논의가 더딘 데는 자사의 영향력 저하와 수익 저하 등을 우려하는 이동통신사의 소극적인 태도에 원인이 있다.
 
  그동안 SK텔레콤은 '네이트', KTF는 '매직엔', LG텔레콤은 '이지아이'라는 무선인터넷 브라우저를 기본으로 채택, 사실상 폐쇄적인 무선 인터넷망을 운영해왔다. 상호 포털 연동이 되지 않을 뿐더러 원하는 콘텐츠를 이용하기 위해 몇 번이나 버튼을 누르고 들어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전송속도가 개선된 3세대 시장이 자리 잡아 감에 따라 이동통신사들 역시 입장을 바꾸고 있다. 망 개방을 통해 무선 인터넷시장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지난 6월 SK텔레콤과 LG텔레콤이 각각 망 개방 사이트인 '오픈아이'와 '오픈존'을 개설·개편하고 활성화에 나선데 이어 KTF도 지난달 31일 망 개방 사업 설명회를 열고 파격적인 서비스 활성화 지원 계획을 내놓았다. 분명 무선인터넷 초기화면의 권리가 이동통신사에 있고, 데이터 통화료 수수료 체계에 개선의 여지가 있는 등 한계가 있지만, 이동통신사들의 태도 변화에 큰 의의가 있다.
 
  망 개방이 점점 가시화 됨에 따라 모바일 CP 업체들도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이다. 소비자들에게 직접 접근이 가능해지고, 그에 따라 기존과는 다른 마케팅 전략들이 생겨날 것이다. 콘텐츠 브랜드 이미지의 비중이 증대되고 소비자의 선택의 자유도가 높아짐에 따라 업체 간의 콘텐츠 가격 경쟁도 가속화 될 것이다. 과연, 누가 선점우위를 가져 갈 지 주목된다. 한가지 확실한 건, 칼 얀코스키(Palm의 CEO)가 말했듯 기술의 진보가 소비자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하고 다가가기 쉬워야 한다는 것이다. 망 개방으로 인한 무선인터넷 시장의 경쟁 활성화와 공정경쟁이 궁극적으로 소비자의 편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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