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분명히 우리들에게는 축제와 같은 게임 열풍이 불고 있었다. 그 열풍은 게임이 대한민국의 성장에 필요한 위대한 에너지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일깨워줬다.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경제적인 측면이나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산업적인 측면에서 보더라도 또 문화콘텐츠를 자원화 할 수 있는 문화적인 측면에서 보더라도, 게임산업은 훌륭한 국가 에너지원이라는 사실을 공감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순간, 게임의 열풍이 식어가고 있다는 사실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물론 사행성게임의 폭풍우와 레드오션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국내 게임산업의 기상변화, 중국게임의 역습에 따른 기상이변으로 인한 잠시 숨고르기 현상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게임산업 전반에 차가운 공기들이 유입되기 시작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런 현상이 지속된다면 게임분야에 매서운 겨울 한파가 몰아 칠 것이라는 걱정이 앞선다.
 
 한번 식어버린 열기를 다시 달구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다. 아직 열기가 더 이상 식기 전에 모두가 합심해 ‘게임 신바람 운동’을 일으켜 보자고 제안하는 바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게임산업의 성장속도에 따라 방어적인 계산으로 자주 써왔던 과도기라는 용어 자체를 버려야 한다. 지금 만큼의 기술력을 갖추었다면 게임은 안정된 국가적 전략산업으로 충분히 거듭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국민들의 게임에 대한 인식변화가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 게임은 인간생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순기능성과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역기능성이 뚜렷하게 나눠져 서로 희비가 엇갈리는 콘텐츠이다. 게임이 우리들의 문화생활에 넓은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하면서 국민들은 순기능적인 면보다는 역기능적인 면에 두려움을 갖기 시작했다. 최근에 자주 회자되는 게임의 폭력성 문제를 비롯해 사행성 문제나 중독성 문제들이 대표적인 두려움의 요인들이다.
 
 그러나 경제적인 차원에서 국부를 창출할 수 있는 게임이고, 공부를 잘하게 할 수 있는 게임이고, 두뇌를 발달시킬 수 있는 게임이고, 과학의 발달을 유도할 수 있는 게임이라는 순기능적인 측면들을 인식하고 이해하며 따스한 시선을 보내 주는 넓은 아량이 필요하다. 그리고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용자들의 게임에 대한 인식도 변화돼야 한다. 게임이란 우리가 살아가는 삶 속에서 얻어지는 자투리 시간에 즐기는 가벼운 놀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마치 생존이라도 걸린 듯이 게임에 빠져드는 현상이나 가상세계와 현실세계를 혼동하는 현상은 건강한 정신과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갈 수 없다.
 
 그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게임을 창작하는 사람들과 개발사의 의식 변화다. 개발의식은 바로 ‘재미있는 게임’을 만드는 일에 초점이 모아져야 한다. 게임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얼마나 자본이 투입되었느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재미있느냐에 달려 있다.  이와 같은 분위기들을 유도하고 이끌어 나갈 수 있는 힘은 역시 정책을 세워나가는 정부의 게임산업의 관리 능력에 있다. 게임산업이 특정 플랫폼이나 장르에 편중되기 보다 골고루 발전해 나갈 수 있는 일관된 육성정책의 수립이 필요하다. 그리고 게임들이 건전한 산업의 한 축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선진 룰과 정책을 만들어 나가는 일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와 같이 우리의 게임산업은 국가의 정책과 국민의 인식과 개발사의 의식이 변화돼 한 뜻이 되었을 때야 비로소 신바람의 열풍은 휘몰아치게 될 것이다.  
 
 게임은 우리들의 생활 저변에서 놀이 혹은 휴식 형태로 존재해 왔다. 그리고 미래에도 인류와 함께 존재해야 할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바로 게임산업에 신바람 열기를 뜨겁게 불어 넣어주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다.
 
 <이재홍 서강대학교 게임교육원 교수 / munsarang@sog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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