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믹 멜로영화 ‘사랑방 선수와 어머니’가 앞서 개봉한 ‘화려한 휴가’와 ‘디워’의 돌풍을 피해 개봉일을 뒤로 미루는 일이 있었다. 일각에서는 작품의 완성도에 자신이 없기 때문에 개봉일을 미룬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하지만 영화 자체에 자신이 있건 없건 간에 한국 영화를 위해서는 상당히 의미있는 일이다. 한국 영화들 끼리 과다한 출혈 경쟁으로 모처럼 찾아온 호황에 찬물을 끼얹을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 e스포츠를 보면 이러한 영화판의 모습이 부럽기만 하다. 현재 대한민국에선 메이저대회인 양대 개인리그 결승, 프로리그 결승은 물론 태백 e스포츠 페스티벌, 서울 e스포츠 페스티벌, 한중 e스포츠 제전인 ‘인터네셔널 e스포츠 페스티벌(IEF)’ 등 굵직굵직한 대회들이 일주일 단위로 펼쳐지고 있다. 빅 매치업에 목 말라하던 e스포츠 팬들에게는 반가운 일이 아닐수 없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여러 대회가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펼쳐지다 보니 대회에 대한 팬들의 관심이 분산된다는 점이다.
 
 아직 성장기에 있는 e스포츠에서 큰 대회가 잇따라 열리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일이다. 이러한 빅 매치업이 계속적인 이슈를 양산해 내고 이를 통해 저변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모든 대회가 소중한 만큼 대회 일정이 겹쳐 관심이 분산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규모 매치업은 장소 섭외나 홍보일정, 관련 기관과의 협의 등 장기간의 준비가 필요한 때문에 행사 일정을 일찍 확정 지을 수 밖에 없고 이를 쉽게 조정할 수 없다는 점은 이해한다. 하지만 이렇듯 장기간의 노력으로 치러진 대회가 팬들의 외면을 받아서는 결코 안 될 일이다.
 
 e스포츠 빅 이벤트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주체들에게 바라는 점은 대회를 유치하는 시점부터 타 대회 관계자들과 정보를 교환하고 협력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모두가 e스포츠를 인기 콘텐츠로 만들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일정을 조정한다거나 대회를 연계해서 진행하는 등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경쟁의식 보다는 상호협력이 e스포츠의 발전을 위해 더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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