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최대 성수철은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한 연말시즌이다. 이 때쯤 되면 장터 움직임은 부산하기 이를 데 없다. 엔터테인먼트산업의 경우 한해 농사의 판가름이 거의 이 시기에 결정된다고 할 정도다. 특별히 우리처럼 계절을 상징하는 절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큰 명절이 아니면 그다지 요란을 떨지도 않기 때문이다. 우리정서로 보면 좀 답답하게 느껴질 법도 하다.
 
 그렇지만 그 곳엔 이벤트가 있고 인기 스포츠가 있다. 그리고 살아있는 고객 마케팅이 끊임없이 펼쳐진다. 미식축구에 목숨을 걸고 프로농구, 프로 야구에 열광한다. 배리본즈의 메이저리그 통산 홈런 신기록에 큰 역사성을 부여하며 온 나라가 난리통인 게 그 곳이다.
 
 별 볼일 없는 할리우드가에는 고작 유명 배우들의 손도장이 나열돼 있을 뿐인데, 그 곳이 다름아닌 명소다.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묵은 숙소는 역사소로 통하고 엘비스 프레스리의 로큰롤은 더이상의 대중가요 장르가 아니다.
 
 이를 통해 대중 스포츠와 대중 문화를 팔고 덧붙여 상품을 파는 것이다. 자그마한 것에도 의미를 부여하고, 보여지지 않는 곳에도 상징성을 가미한다. 일각에서는 역사가 미천하기 때문이라고 이를 깎아내리기도 하지만 그들은 마치 이를 비웃듯이 철저한 상업주의로, 시장을 만들고 수요를 이끌어낸다.
 
 최근 부산 광안리에서 열린 e 스포츠 프로 리그 전기 결승전을 보면서 대중스포츠로 자리매김 할 수 있는 성장 가능성을 다시한번 확인했다. 진검 승부의 열도 뿐 아니라 몰려든 팬들의 열화같은 환호성은 가히 놀라울 정도였다.
 
 이를 보면서 우리가 좀 더 e스포츠를 상업적으로 이끌어 갈 수 는 없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봤다. e스포츠만으로는 한쪽 상품밖에 팔 수 없다. 여기에다 이벤트를 가미하고 보다 적극적인 마케팅을 가미할 수는 없었을까. 업계가 혼연일체가 되어 결승전을 전후로 대 이벤트를 기획했다면 현장열기를 시장으로, 수요로 이끌지 않았을 까 싶다.
 
 또다른 아쉬움도 있다. 삼성 칸의 전기리그 우승은 e스포츠계의 새로운 역사다. 7년 만에 이룩한 쾌거이기도 하다. 그런데 우승컵은 있는데 잔치상이 없다. 그냥 자기들끼리 자족하고 만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우승컵은 삼성칸의 것이기도 하지만 팬들과 e스포츠계, 그리고 게임계의 것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성원에 대한 답례, 인삿말은 있어야 옳았다.
 
 한발 성큼 다가온 게임전시회와 대한민국 게임대상 시상식도 좀더 상업적인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 행사 자체를 상업화하자는 게 아니라 시장 견인의 요인으로써 더 고민하고 연구해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산업 역사가 짧은 게임계란 점을 비춰보면 그 흐름, 그 조짐 하나 하나가 역사이며 소중한 보고다.
 
 이를 상업화하는 건 산업계의 과제이며 숙제다. 역사성에만 머무르면 하나만 간직하는 것이다. 더불어 하나를 더 만들어야 한다. 상업적인 면을 잊지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산업계가 똘똘 뭉쳐야 한다. 행사 때마다 자사 이기주의에 함몰돼서는 큰행사를 이끌수 없다. 손해를 보기도 하면서 얻는 것이다. 업계의 큰 행사면 모두 참가해야 한다. 막말로 대회  참가로 손해를 보고 이벤트를 통해 이익을 얻는다고  생각하면 쉬운 일이다. 그것이 역사를 함께 쓰는 일이고, 그와 더불어 상품을 만들어 내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좀 더 상업적일 수는 없을까. 게임성만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생각은 시대에 걸맞지 않을뿐더러 구상유치한 소아적 발상이다. 지금은 작품성 못지않게 시스템 활용 등 시장 흐름에 적극 대응할 때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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