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게임단 팬택EX가 우여 곡절 끝에 지난 31일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로 매각이 결정됐다. 모기업의 사정으로 구단을 내놓고 이를 원하는 또 다른 기업에 매각하는 것은 하나도 이상할 게 없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한국e스포츠협회(KeSPA)가 보여준 행정력과 조정력엔 실망감을 금할 수 없다.
 
  팬택EX 매각 문제는 사실 따지고보면 잡음을 낼만한 일도 아니었다. 모기업인 팬택이 내부 사정으로 두손 두발 다든 상황에서 KeSPA의 결정으로 운영비까지 지원된 마당에 이를 원하는 기업만 나온다면 쉽게 해결될 일이었다. 그런데 위메이드와 매각 얘기가 진행되는 와중에 하나금융그룹이 끼어들면서 문제가 꼬이기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KeSPA측의 불투명한 일처리가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말았다. KeSPA는 그동안 여러차례 무능한 행정력을 보여주며 구설에 올랐다. 지난 프로리그 개막 전에도 양대 방송사와의 지리한 중계권 협상 과정에서 중심을 잡지 못해 파국 직전까지 내몰리기도 했다.
 
  회원사의 이익을 대변하는 일이 사업자단체인 KeSPA의 1차 존재 이유지만, e스포츠의 중·장기적 발전을 위해 토양을 닦고 씨앗을 뿌리는 일이 보다 중요한 존재 이유란 점을 KeSPA측은 뼛속깊숙히 되세겨야 한다. 대체 언제까지 시행착오만 거듭하겠다는 말인가. 일각에서 ‘KeSPA가 오히려 e스포츠의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요인’이란 소리까지 나오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할 것이다. KeSPA가 심기일전, 진정한 e스포츠계의 대표 창구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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