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영숙 이쓰리넷 사장>
  웹 디자인을 주로 하다 모바일 게임으로 전향한 디자이너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당시 그 디자이너는 “처음 모바일 작업을 시작하면서 제한적인 공간과 제약이 있는 작업에 무척이나 답답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웹 페이지에 비해 매우 제한된 사이즈 안에서 작업을 수행해야 하기에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이처럼 모바일 게임 개발은 태생적으로 제한적인 환경에서 이뤄질 수 밖에 없다. 이러한 환경을 타개하고자 모바일 게임개발사들은 플랫폼에 최적화된 개발기술을 꾸준히 발전시켜왔다. 그리고 상당한 경지에 올라섰다.
 
 최근 이런 모바일 게임 개발사의 깊은 노하우가 다양한 플랫폼과 결합돼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특히 일명 뉴미디어 기기라 불리는 여러 플랫폼과 모바일 게임의 접목이 이뤄지고 있다. 예를 들어 IP(Internet Protocol)TV 셋톱박스 기반 게임 개발이 그것이다.
 
 조작이 간단하면서도 아이디어가 반짝이는 모바일 게임이 리모콘을 이용한 조작 등 일정한 한계를 지닌 TV용 게임에도 적합하기 때문이다. 또 모바일 캐주얼 게임과 IPTV의 주요 타깃 층이 어린이나 여성으로 유사하기 때문에 모바일 킬러 콘텐츠를 셋톱박스 플랫폼에 최적화해 컨버팅 한다면 성공을 기대할 수 있다.
 
 그 실례로 올해 삼성전자는 국내 중소 모바일 캐주얼 게임 개발사들과 대규모 컨소시엄을 구성해 전 세계를 타깃으로 한 IPTV 기반 게임시장 공략에 나섰다. 국내 모바일 캐주얼 게임업체가 삼성전자와 같은 글로벌 업체와 제휴해 공동 게임 개발과 동반자적 글로벌 시장공략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처럼 모바일 게임의 셋톱박스 기반 게임시장 진출은 그동안 성장기 모멘텀에서 안정기 모멘텀 과정에 진입한 모바일 게임 시장에 새로운 시장 창출이라는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 일단 새로운 플랫폼으로 확장되므로 추가수요 확보가 가능해 지고 더불어 휴대폰으로 한정됐던 플랫폼에서 벗어나 원 소스 멀티 플랫폼을 가능케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IPTV가 PC, 콘솔, 포터블플레이어, 휴대폰에 이어 게임유통 채널로 발전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IPTV는 안테나 대신 인터넷 선을 이용해 TV 시청 및 각종 양방향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뉴 미디어이다. 국내에선 관련법의 제정이 늦어지면서 IPTV 전단계 서비스인 TV포털(KT 메가TV, 하나로텔레콤 하나TV)수준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그 결과 디지털케이블 TV(D-CATV), IPTV, TV포털 등 셋톱박스 기반의 게임서비스 시장도 걸음마 단계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에서 이렇게 지지부진한 사이 외국에서는 이미 많은 이들에게 사랑 받고 있는 매체로 IPTV가 자리잡았다. 인포네틱스 리서치에 따르면 2006년 IPTV 가입자는 전 세계적으로 750만 명에 이른다. 또한 IPTV 서비스를 통해 얻은 수익은 전년대비 178% 증가했고, IPTV 장비 제조사 수익도 15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IPTV의 관계법이 국회에서 통과가 되고, 여러 산업 간의 문제들이 교통정리 된다면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큰 파급력을 가지고 급 부상할 매체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새로운 미래 동력산업으로 성장할  IPTV가 인터넷과 모바일을 근거로 한 유비쿼터스의 선진국인 한국에서 다시금 IT강국의 면모를 일으키는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다.
 
 이와 같은 성장 잠재력을 가진 IPTV는 게임산업에서도 또 하나의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농후한 플랫폼임에 틀림없다. 셋톱박스의 성능도 점차 PC급 성능으로 진화해 가는 만큼 누가 IPTV에 최적화된 게임으로 시장을 선점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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