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홍 서강대학교 게임교육원 교수>
  게임은 친환경적이고 순기능적인 미래형 고부가가치산업이며, 인류의 창의력과 상상력이 집약되는 산업이기 때문에 정책에 있어서 개발에 이르기까지 스토리텔링이 중요시 되는 콘텐츠다. 
 
  최근 발간된 2007년도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게임시장의 규모는 7조4500억원이며, 수출은 6억 70000만달러를 달성했다고 한다. 국내 산업의 수출의존도가 매우 높은 만큼, 전년도 대비 19%의 수출증가율과 흑자를 기록한 게임산업에 뜨거운 박수를 보내는 바이다.
 
  그러나 2005년에 비해 게임시장의 규모가 14.2% 줄었다는 점에서 석연치 않은 부분을 찾을 수 있다. 매년 성장을 거듭해 온 게임시장의 매출감소현상을 두고 몇 가지 문제점을 언급해 보고자 한다.
 
  첫 번째 문제점은 매출규모가 왜소해진 아케이드게임시장에 있다. 지난해 3조7000억원에 달했던 아케이드게임시장의 규모가 2조60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한때 게임산업이 10조원대 매출규모로 진입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던 꿈을 무너지게 만든 시점은 ‘바다이야기’라는 폭풍이 아케이드게임시장을 휩쓸고 떠난 순간부터다. 시장규모가 25조엔이라는 막대한 부가가치를 올리고 있는 일본의 파칭코산업은 정부차원에서 관리되고 있으며, 실버산업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정부가 개입하여 사회에 평화롭게 정착된 일본의 파칭코 산업의 선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릴게임으로 대변되는 대한민국의 일부 성인아케이드게임들은 사행성에 휘말려 철퇴를 맞고 퇴출되고 말았다. 국가 대표 콘텐츠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 게임정책을 연구하고 리드해 나가는 스토리텔링작업이 필요하다.
 
  두 번째 문제점은 플랫폼의 불균형이다. 게임의 플랫폼은 일반적으로 PC게임, 비디오게임(콘솔게임), 모바일게임, 아케이드게임 등으로 나뉜다. 2006년 게임매출에서 PC게임의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약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PC패키지게임과 비디오게임,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는 아케이드게임 등을 정책적으로 활성화시켜나가야 한다. 기업은 기업의 수익에만 급급해 미시적인 경영을 할 것이 아니라, 국가 전체의 이익을 도모하는 거시적인 안목에서 플랫폼과 장르를 다변화시킬 수 있는 스토리텔링을 해야 한다.
 
  세 번째 문제점은 스토리텔링의 문제이다. 이 점에 있어서는 MMORPG시장이 좋은 사례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가 확고한 인기를 확보하고 있는 가운데, 블리자드사의 ‘월드 오브 워크래크프(WOW)’가 합세해 성공적으로 안착된 상황에서, 업체들은 수십억 혹은 수백억을 들여 MMORPG의 아성에 도전을 시도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게임들은 참패를 거듭하고 말았다. 많은 인력과 재력과 시간을 낭비하고 만든 제품이 유사 게임의 아류로 전락한다는 사실은 창의적인 스토리텔링에 실패했다는 말이다. 
 
  ‘스페셜포스’와 ‘오디션’이  성공한 이후, 최근 비슷한 게임성을 지닌 작품들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말 답답한 일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게임산업의 소재발굴의 한계성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게임의 소재는 인류의 모든 문화적인 산물에서 무궁무진하게 얻을 수 있음에도 서로 비슷한 게임들을 출시해 레드오션 속에서 혈투를 벌이고 있는 게임산업. 결국 게임스토리를 창출해 낼 수 있는 유능한 스토리텔러가 없다는 말밖에 더 되겠는가? 게임 제작 기술능력은 높으면서도 시나리오 및 스토리텔링의 결핍으로 인하여 사양산업으로 전락되었던 애니메이션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탄탄한 스토리텔링이 필요할 것이다.
 <munsarang@sog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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