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년차 개발자들이 작업하는 것을 보고 있자면 가끔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크게 실력이 뛰어난 것도 아닌데 자신이 최고라는 환상에 사로잡혀 있거든요.” 개발경력 10년이 넘은 1세대 개발자 사장이 하는 말이다. 그는 또 경력자들이 편하게만 일하려 하기 때문에 밤을 새워가며 만들어 놓은 프로그램도 결과적으로 별 소용이 없었다고 털어 놓는다. 그들보다는 차라리 10여년 경력을 쌓은 베테랑들이 만들어 놓은 것이 훨씬 짜임새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쉽게 하기 보다는 원칙을 고수하며 철저히 하기 때문에 믿을 수 있다고 했다.
 
  그가 내린 결론은 경력을 액면 그대로 믿을 수 없으며 경력이 곧 실력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가 이런 결론을 내린 것은 개발자들의 경력관리에 문제가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업계에서 경력을 과장하거나 속이는 것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이러한 일들에 대해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도덕불감증이 문제를 키우고 있다고 했다. 이로 인해 이곳 저곳 철새처럼 옮겨다니는 개발자들은 더 많이 옮길수록 몸값이 올라가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력서의 경력만 믿고 개발자를 채용한 많은 기업 대표들이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그 프로젝트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었다”며 “몇개월 그 회사에 몸 담고 있었다고 해서 경력에 포함시기 때문”이라고 한탄하고 있다. 그야말로 도덕불감증이 극에 달하고 있는 느낌이다.
 
  이처럼 개발자들의 실력이 과대포장되고 있는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경력을 부풀리는 개발자 본인에게도 책임이 있겠으나 아이니컬하게도 개발사 대표들에게 더 큰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게임개발을 단축시키고 남들보다 더 좋은 작품을 만들겠다는 욕심으로 경력자를 우선적으로 채용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행으로 경험 있는 개발자들의 콧대만 높아지는 결과가 만들어졌다. 또 신입 개발자를 고용하지 않아 인력부족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제 꾀에 자신이 당한 셈이다. 하지만 아직 모든 것은 체념하기엔 이르다. 국내 온라인게임산업의 역사가 이제 10년에 불과한 것이다. 아직도 갈 길이 먼 만큼 약간만 생각을 바꾼다면 향후 이 같은 문제는 쉽게 해결될 수 있다.
 경력보다는 열정을 보고, 도덕성을 보고 개발자를 판단하자는 것이다. 경력이 곧 실력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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