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경기가 회복세로 전환됐다는 정부의 발표와는 달리 체감 경기는 여전히 차가운 것 같다. 실물경제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엔터테인먼트산업의 지표가 그렇고, 말그대로 포켓머니 산업인 게임시장 흐름도 지난해와 별반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경기가 불황일때 영화 등 엔터테인먼트산업은 되레 호황기를 맞는다는 말은 이젠 굴뚝산업 시대에서나 통하는 등식이 됐다. 시공을 초월하는 첨단 정보통신 시대를 맞이하면서 엔터테인먼트분야가 더 이상의 여가 문화로 자리매김하지 않는다는 점이 바로 그 것이다.
 
   여기에다 기업 호감도 마저 바닥을 헤매고 있다. 지난해 ‘바다이야기’사태로 인해 우수인력들이 시선조차 주지않고 있다는 것이다. 게임업계 입장에서 보면 참으로 억울한 일이다.
 
 그럴만도 하다. 수출시장에서 선전한 것은 게임분야다. 지난해 무려 7억달러의 외화를 벌어들였다. 엔터테인먼트분야 가운데 단일업종을 기준으로 보면 최고의 수치다. 임금 수준도 타업종에 비하면 결코 낮지 않다. 일부기업의 경우 대기업 수준을 능가할 정도다.
 
 산업 경쟁력으로 말하면 세계 최고 수준이다. 플랫폼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으나 온라인게임 분야 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일본·중국 등 경쟁국들이 맹렬히 추격하고 있지만 한 길만큼은 더 가 있는 게 대한민국 온라인게임 분야다.
 
 그런데도 기업 호감도가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솔직히 ‘바다이야기’사태는 표피적으로 드러난 현상일 뿐이다.
 
 너무 끼리끼리 먹고 살지 않았느냐는 점을 자성할 필요가 있다. 외연에도 신경 쓰지 않았다. 이를테면 흥행 여부가 곧 기업 생명력을 좌우한다는 절체절명의 갈림길에서, 똘똘뭉친 동지적 기업 정서가 타업종에는 배타적인 이색집단으로 비춰줬음을 시인해야 한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아이돌’문화의 대표적 콘텐츠로 자리하면서, 끊임없는 구설에 휘말린 것도 산업 이미지를 깎아내린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그 것보다도 산업화를 서두르지 않고 이를 등한시 한 것이 기업 호감도를 낮춘 결정적 요인이 되지 않았나 싶다.
 
 산업으로의 진입은 업태와 업종 안착과는 다른 것이다. 예컨대 산업화는 사회로부터 어른 대우를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지 않고는 좋은 인재들을 불러 모을 수 없다. 시장 규모와 임금 등 직원 처우와는 별개사안이다.
 
 다른 한가지는 윤리경영과 사회 공헌의 노력이다. 올 들어 주요 메이저들의 화두는 사회 봉사다. 어찌보면 때늦은 감이 없지않다.그러나 맞는 방향이다.정보통신 인프라의 수혜자는 다름아닌 온라인 게임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마치 ‘바다이야기’사태를 지우기 위한 ‘씻김 굿’이 아니냐며 깎아 내리기도 하지만 그렇게 볼 일이 아니다. 특히 윤리경영은 기업 호감도를 높일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된다는 점에서 제고의 가치가 높다.
 
  세상사람들의 눈만 의식할 일이 아니다. 하지만 기업이 숨쉬고 뛰 노는 마당이 세상사람들이 노니는 곳이라면 그 마당에도 꽂을 심고 씨를 뿌려야 한다. 그 것이 과제이며, 필연적 흐름이다. 게임산업계가 어렵다. 그러나 산업화와 기업호감도가 서로 유기적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에서 두마리 토끼를 함께 사냥해 볼 수 는 없을까.
 
  무리한 요구일지 모르겠지만 왠지 올해 만큼은 그래야 할 것 같다는 노파심이 많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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