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들 사이에서 경력자 모셔오기 경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개발자부터 시작해 마케터, PM, 운영 등 모든 분야에서 경험있는 경력자만 데려오려 하고 있다. 심지어는 회사가 설립되면 대표만 제외하고는 모두 경력자를 끌어다 쓰려한다는 것이다. 경력자를 데려오기 위해 막대한 연봉도 아끼지 않는다. 현찰이 부족하면 지분까지 얹어 준다고 한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메이저 일수록 이런 경향이 더 강하다는 사실이다. 우수한 인재가 경쟁 업체로 넘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일단 내부로 끌어 들이고 보자는 식이라니, 할 말이 없다.
 
  이러다 보니 몸값은 더욱 올라가고 엉뚱하게도 작품이 아닌 사람 쟁탈전이 뜨거워지고 있다. 이들 업체는 ‘상황에 따라 즉각적으로 투입하기 위해서’라고 변명한다. 하지만 실제로 그런 상황이 ‘발생’하고 ‘투입’이 이뤄지는 일은 극히 드물다. 개발이란 시간과의 싸움이기 때문이다. 개발 특성상 뛰어난 경력자가 낙하산을 타고 떨어져 단번에 어려운 과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경력을 지닌 사람의 능력이 뛰어날 순 있겠지만 그 역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만 한다. 특히 개발자는 자신만 아는 코드로 프로그램을 짜기 때문에 ‘중간 승차’는 의미가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온라인게임 업계에서 신입 사원을 찾아 보기가 갈수록 힘들어 지고 있다. 뽑지도 않고 찾지도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향으로 인해 직원들의 평균 나이도 크게 높아졌다. 인재는 저절로 생기는 게 아니다. 좋은 재목을 뽑아 공들여 키우고 만들어 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농부가 곡식을 가꾸는 정성은 외면한 채 이미 만들어진 인재를 쉽게 뽑아오려 한다면 언젠가는 바닥이 드러나고 말 것이다. 몇 년 후를 내다보고 사업의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선 반드시 인재육성에 힘을 쏟아야 한다. 업계에도 신선한 피가 필요한 것이다. 유명 개발자라고 해서 성공이 보장된 것은 아니다. 굳이 실명을 거론하지 않아도 이러한 사례는 하나 둘이 아니다. 온라인게임은 경력자가 할 일이 있고 참신한 인재가 할 일이 따로 있다. 신·구의 조합을 갖춰야 비로소 그 조직은 발전하며 작품의 퀄리티도 높아진다. 업체들의 경력선호병, 이제는 고쳐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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