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작곡가 칸노 요코가 최근 첫 내한 공연을 가졌다.국내에는 크게 알려져 있지 않지만 젊은층 사이에서는 가히 열광적이라고 할 정도로 그녀를 좋아한다. 특히 일본에서는 뉴에이지의 리더로까지 받들며 따른다.
 
 그녀의 음악은 몽환적 분위기를 연출하면서도 밝고 경쾌하다는 게 특징이다. 또 동화 속 팬터지를 독특한 사운드로 잘 표현한다는 평을 듣는다. 그 때문인지 그녀의 팬들 대부분은 여성과  젊은층이다. 아마도 그녀의 대표작이랄 수 있는 ‘After In The Dark’ ‘Information High’ ‘Voices’ 등은 그들이 귀로 꽤뚫고 있는 곡들일 것이다.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그런 그녀가 게임음악으로 자신의 음악세계를 펼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그같은 토양을 갖춘 일본이 부럽긴 하지만 그녀는 그렇게 시작했다.
 
 87년 PC 게임 음악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OST) ‘대항해 시대’를 통해 음반시장에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90년대 후반들어서는  ‘카우보이 비밥’‘천공의 에스카플로네’ 등을 발표해 큰 명성을 얻었다.
 
 극장용 애니메이션 TV 미니 시리즈물인 ‘공각기동대’는 그녀에게 애니 음악의 지평을 여는 전기를 만들었다는 칭송을 안겨줬다. 그런 그녀가 이번에는 국내 한 게임업체의 게임음악을 맡고 나섰다.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평을 여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국내 게임 음악의 현실을 보면 더욱 그렇다. 근래에 들어 게임음악에 대한 관심이 조금 모아지고 있지만 그것은 여전히 게임의 핵심 요소가 아니라 양념 수준에 그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저변이 확대되고 기반이 모아질 리가 없다.
 
 경쟁국 일본만 하더라도 게임음악이 음악의 한 장르로 인정받고 대우받는 점을 감안하면 정말 부럽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부끄럽기 그지없다.
 
   칸노 요코가 이번에 선보인 ‘라그나로크2’ OST를 들어보면 깜짝 놀랄 정도다. 꿈 속을 넘나드는 분위기를 연출하는가 하면 강렬한 힘을 안겨준다. 다른 한편으로는 마치 서정적인 시를 감상하고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들 정도다.
 
   이날 공연을 통해 처음으로 게임음악을 접한 한 여성 관객은 큰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말 그대로 저급하고 ‘아이돌 문화’의 한 부류만으로 여겨온 게임에 대한 인식을 이번 공연 관람을 계기로 바꾸게 됐다고 까지 했다.
 
  그렇다. 그렇게 한걸음씩 사회로 나가는 것이다. 게임에 대한 인식변화는 거창한 구호나 앞세우고 캠페인을 벌이는 일이 아니다.게임을 통해 시각을 바꾸는 노력과 게임을 통해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 맞는 답이다.
 
 칸노 요코는 그런 측면에서 한가지 중요한 것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떠났다. 그 것은 다름아닌 게임이 결코 특정 장르의 한 부류가 아닌 종합 예술의 그 자체라는 사실이다.
 우리가 그동안 다듬지 않고 거칠게 게임을 만들어 왔는지도 모를 일이다. 일면 놀이만을 강조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고도 할 수 있다.
 
   이젠 좀 더 세밀하게 게임의 요소들을 생각하며 작품을 완성할 때가 됐지 않았나 싶다. 그 첩경은 양념과 요소들을 잘 활용하는 일이다. 그 가운데 게임 음악은 작품의 퀄리티를 받쳐주는 데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는 측면에서 그 중요성을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하겠다.
 
  ‘라그나로크2’의 성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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