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 상품은 맞습니다. 하지만 다른 분야와는 차이가 있죠. 바로 유저가 느끼는 재미를 구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자연히 유저층도 확대되고 수익도 증가하죠. 하지만 그런 간단한 이치도 모르고 게임사업에 뛰어드는 기업들이 많습니다. 저 역시도 그 안에서 게임을 개발하고 있어 답답할 뿐입니다.”
 
   지난해 소규모 개발사에서 A사로 자리를 옮긴 한 개발자의 넋두리다. 그가 일하고 있는 업체는 타 산업에서 새롭게 게임분야로 뛰어든 회사로 그는 입사 이후 줄곧 회사를 떠나는 것에 대해 고민해 왔다. 경력 5년차로 게임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그가 처음으로 무작정 퇴사를 생각하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A사의 임원급 인사들이 단기적 이윤 추구에 급급한 나머지 무리한 요소들을 게임에 적용할 것을 강요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타 분야 기업들의 게임사업 진출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최근 인터넷 전용선 업체 드림라인이 온라인게임시장에 도전장을 던졌으며 SK텔레콤, 오리온, 바른손 등도 지난해 진입을 선언하고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국내 온라인게임시장 규모가 확대된다는 점에서 타 분야 기업들의 진출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그 기업들이 게임사업에 대해 얼마나 정확히 알고 있는가는 의문이다.
 
  삼성 등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 이미 많은 기업들이 준비부족으로 중도에서 사업을 쉽게 포기했다. 이곳에서 일했던 많은 개발자들이 고위층에서 ‘단기 이익만을 추구한 나머지 작품성을 망치고 있다’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게임사업에 새롭게 참여한 업체들이 성공하고 싶다면 반드시 알아야할 사항이 있다. 먼저 게임은 문화산업으로 재미를 추구하면 수익은 자연히 따라온다는 점이다. 또 영화나 만화가 억지로 웃음을 이끌어내려 할 때 이를 외면당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수익을 위해 억지춘향식으로 게임을 만들어서는 실패하기 쉽다는 점이다.
 
   국내 게임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경영층에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성공하는, 다시 말해 돈을 벌 수 있는 게임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잊지 말하야 할 사실이 하나 있다. 돈을 부르는 것은 바로 ‘재미’라는 사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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