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병준 게임빌 사장>
 모바일게임 산업이 이제 10년에 가까운 역사를 맞이하고 있다.
 
 초창기 흑백폰에서만 구동됐던 단순했던 작품에서 시작해 다양한 장르의 컬러폰 게임과 3D게임을 거쳐 최근에는 3G 등 최첨단 단말기 수준과 더불어 고사양 게임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근 10년 간 정말 많은 종류의 모바일게임들이 피고 졌지만 ‘풍요 속의 빈곤’이라 할 수 있었다. 매주 캐주얼부터 대작 RPG까지 다양한 장르로 탄생하는 게임들이 수없이 많았지만 특별히 기억나는 게임을 손 꼽으라면 떠올리기 쉽지 않은 것이다.
 
 하나의 작품이 흥행을 하고 나면 비슷한 게임들이 봇물 터지듯 생산되고 트렌드가 지고 나면 자취를 감춰버리곤 했다. 최근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 소개되고 있는 게임들을 둘러봐도 이처럼 유사한 컨셉트의 게임이 많아 아쉬움을 남긴다. 하지만 이것은 업계 스스로 발목을 잡는 것이다.
 
 무한 경쟁 시대에 경쟁사의 게임과 비슷한 게임으로는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특히 최근에는 막강한 자본력을 지닌 외국계 게임 업체들이 국내 시장 공략을 위해 속속 진출하고 있어 더욱 그렇다.
 
 그럼 과연 토종 모바일게임 개발사들이 그들과 경쟁할 무기는 무엇일까.
 지금까지 시장을 살펴본 결과, 한 가지 진리라면 창작성이 돋보이는 게임들은 언제나 유저들에게 외면받지 않았다는 점이다. 현재 인기있는 게임의 아류작을 만들어 마케팅으로 승부하는 것도 한계가 있는 것이다. 우리의 경쟁 무기는 바로 ‘창작력’이다.
 
 개발사는 소신있게 ‘창작력’ 있는 게임을 만들어 선보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 최종적으로 유저들의 손에 게임이 전달될 때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며 고민해야 한다.
 
 국내 시장을 돌이켜 보면, ‘버튼 하나로만 플레이 하는 게임’ ‘세계 최초로 휴대폰 본체를 돌리며 플레이 하는 게임’, ‘타이쿤이라는 용어를 처음 등장시킨 게임’ 등 소수이긴 하지만 창작력이 돋보이는 게임들이 존재한다.
 
 그 당시 이런 게임들을 접한 유저들은 ‘그래, 바로 이거야! 이게 바로 휴대폰에 딱 맞는 아이디어야!’하며 손뼉을 쳤을 것이다.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게임들도 같은 맥락이다. 각종 전시회에서 한국의 모바일게임을 호평하고, 최고의 게임으로 선정되고, 성공 사례 발표를 요청하는 이유도 바로 ‘창작성’ 때문이다.
 
 해외 유수의 게임 관계자들은 한국의 모바일게임을 접하고 나서 결코 그들이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을 일깨워줬다는 의미에서 ‘혁명’이라는 표현까지 서슴지 않으며 찬사를 보낸다.
 
 왜 요즘은 이런 게임들을 찾아보기 쉽지 않은 걸까. 비단 모바일게임 시장만의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많은 개발사들은 자신들의 게임이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로 마케팅을 들고 있다. 게임은 뛰어난 데 마케팅이 제대로 안돼 게임이 성공하지 못했다고 탓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우선 창작력이 돋보이는 작품을 개발하는 것이 순서다. 그 다음으로 마케팅을 고려해야 한다.
 
 이제 유저들은 새로움에 목말라 있다. 모바일게임들이 모두 비슷한 인상을 준다면, 언제고 유저들은 떠나기 마련일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시장은 더욱 침체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휴대폰에 적합한 독창적이고, 신선하고, 발상의 전환이 돋보이는 게임들을을 창작이 아닌 발명의 개념으로 제작해야 할 때이다.
 
 최근 몇몇 업체에서는 ‘창작력’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있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런 분위기가 소수에 그치지 않고 모바일게임 시장 전체에서 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토종의 힘이 묻어나는, 창작성이 돋보이는 작품이 그립다.’
 <bjsong@gamev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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