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업체들이 한국 업체와 손 잡고 싶어 애를 태우고 있어요. 예전에는 본사로 찾아가도 거들떠 보지도 않았는데 말이죠. 완전히 달라진 겁니다. 그런데 그런 줄도 모르고 너무 쉽게 계약을 맺고 노하우를 넘겨주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기만 합니다.”
 
 모업체 고위 관계자의 지적이다. 최근 세계 온라인 판도는 완전히 한국을 중심으로 돌고 있다. 세계 유수의 제작사들은 국내에 지사나 연락사무소를 개설하며 물밑 접촉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예전의 그들이 아니다. 이젠 다급해진 것이다. 심지어 어떤 중국 업체는 조건없이 자사 게임을 한국에 론칭만 하게 해달라고 부탁할 정도라고 한다. 그런데 이런 속사정을 잘 모르는 일부 업체들이 무분별하게 그들의 조건을 받아주고 있어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외국업체들은 돈보다 기술을 더 원한다. 국내 업체들도 콘텐츠와 라인업 강화 등 여러 이유와 명분이 있겠지만 우리가 10년 동안 쌓아 올린 산업에 대한 노하우를 너무 쉽게 넘겨 주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시장터에서 물건을 하나 살 때도 협상은 뒤따른다. 그런데 일부 사례를 보면 최소한의 협상마저 배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 정도다. 온라인게임은 작품성이 우수하다고 해서, 또 그래픽이 뛰어나다고 해서 성공하는 게 결코 아니다. 또 유명한 캐릭터를 활용해도 성적이 저조한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지만 그들은 모른다.
 
 이같은 유무형의 자산에 대해선 외국 업체들은 경험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 그런데 우리 업체들은 너무 성급한 모습이다. 특히 공동개발이나 협력 등 단순 퍼블리싱을 넘어서는 관계라면 더욱 신중히 살펴야 한다. 그들에게서 받을 수 있는 건 최대로 받아내고 이용할 수 있는 부분까지 심층적으로 고려해야만 한다.
 
 글로벌 시대에 우물안 개구리처럼 쇄국 정책을 펼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자칫하다가는 상호 발전이 아닌, 퍼주기만 하고 우리는 빈껍데기로 전락할 여지가 많다. 수십년간 쌓여온 그들의 상술은 우리 머리 꼭데기에 올라와 있을 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욱 그들을 경계하고 신중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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