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병준 게임빌 사장>
  외국인들에게 ‘한국’은 어떠한 인상을 풍기는 나라일까. 몇 해 전만 하더라도 그저 작은 땅덩어리를 가진, 그것도 남북으로 분단돼 있는 아시아 변방의 작은 국가 정도로만 비춰졌을 것이다. 넓은 세계에서 아주 작은 일부일 뿐이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최근 여러 방면에서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특히 문화 산업을 통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영화의 중심지인 미국과 프랑스에서 한국 영화에 관심을 갖고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것은 물론, 드라마를 통해, 또 대중 음악을 통해 거대한 한류 열풍을 만들어 가고 있다.
 
 국내의 게임산업도 이러한 문화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2000년대 초부터 시작된 한국 게임의 해외 진출은 ‘미르의 전설2’, ‘리니지’ 등이 이끌었다고 할 수 있다. 이 작품들은 중국 대륙에서 성공적으로 연착륙 해 다른 국산 게임이 해외에 진출하는 기폭제로 작용했다.
 
 이러한 성공을 바탕으로 최근에는 많은 회사들이 개발 당시부터 해외시장을 겨냥한 작품들을 만들고 있으며 많은 작품들이 해외에서 한국 문화콘텐츠의 매운맛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해외에서 남다른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분야가 바로 모바일 게임이다.  굴지의 자본력을 가진 외국계 대형 게임 개발사들이 국내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상황과는 달리 소수이긴 하지만 몇몇 토종 모바일게임 개발사들이 역공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 토종 모바일게임 개발사들은 미국 등에 해외 현지 법인을 설립하기도 하고, 그 어렵다던 거대한 해외 이동통신사에 게임을 직접 서비스 하고 있으며, GDC 등 유명 컨퍼런스에서 모바일게임 시장에 대해 발표하고, 해외 전시회에서 집중 조명을 받는 등 성공적 사례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바야흐로 게임을 통한 한류가 거세게 일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도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한국 모바일게임의 파워가 성공적인 해외 시장 공략으로 이어갈 것으로 본다. 하지만 마냥 들 떠 있을 수 만은 없다. 게임을 통해 한국 문화를 알리려만 풀여야 할 숙제가 남아 있다. 외국인들이 한국 게임을 접하고 ‘원더풀 코리아!’를 외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지금껏 해왔듯이 꾸준한 공부가 필요하다.
 
 우선 현지 시장을 꼼꼼하게 분석하고, 그 특성에 맞춰 철저하게 포팅작업을 거쳐야 한다. 각 국가에 맞는 면밀한 로컬라이징이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내 시장 뿐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충분히 먹힐 수 있는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토종의 위력을 선보일 만 한 독창적인 작품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해외에서 성공한 모바일 게임도 한국의 독특한 문화를 담아내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언제였던가. 브랜드 위주의 게임 서비스가 통용되던 해외 시장에서 외국 게임 업계 종사자들이 한국의 원버튼 모바일게임을 접하고 ‘이건 모바일게임의 혁명이야!’ 라고 탄성을 질렀던 때가 있다. 이처럼 우리에겐 그들보다 더 우수한 모바일게임에 최적화된 창작력과 기술력을 갖고 있다. 단지 해외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그네 문화를 따라하는 것보다 우리가 가진 문화적 역량을 어떻게 하면 최대한 발휘할 수 있을지 연구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우리 김치가 외국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도 그들이 여지껏 맛보지 못한 새로움 때문이었음을 잊지 말자. 이제는 우리가 배워야 할 대상을 성공한 다른 게임들에서 찾지 말고 한국 김치의 매콤함에서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bjsong@gamev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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