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영화가 기를 다 소진한 듯 맥을 못추고 있다. 좌석 점유율이 떨어지다 보니 스크린 수도 크게 줄고 있다. 영화계가 아우성이다. 지금 극장가는 우리영화는 보이지 않고 외국영화들이 판을 치고 있다. 문제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데 있다.
 
 극장가에서 애국심을 호소할 수 는 없는 일이다. 일본처럼 단합된 영화계의 모습을 기대할 수 없다는 측면도 그렇다. 일찌기 스크린 쿼터제의 문제점을 점검하고 대안 마련에 힘써야 했다.
 
 솔직히  한국 영화시장 규모를 감안해 볼때 한 작품으로 1000만 관객 동원이란 어마어마한 흥행기록은 뭔가 제도적인 허점이 있는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져볼 만 했다. 특정 작품을 깎아내리자는 의도가 아니라 그로 인한 반대 급부와 맹점을 짚어봤어야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흥행결과에 취해 그 것을 간과했다.
 
 신기루같은 한류 바람에 빠져 들었고, 천정부지로 치솟은 배우들의 게런티는 제작자들의 숨을 짓눌렀다. 1000만 관객이 한쪽으로 쏠려 있는 동안 이른바 목소리가 있는 예술성 짙은 작품들은 추풍낙엽처럼 흥행에 참패했다. 선순환 구조가 막히는 신호탄이었다. 동맥이 막히면 작품의 질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악순환의 고리가 그림자처럼 영화계를 드리우고 있는 것이다.
 
 게임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갈길이 먼 데도 일각에서는 샴페인을 터트리고 휘파람을 불고있다. 온라인게임 종주국이란 타이틀로 간간히 버텨 왔는데, 일부 개발자들은 자기 봇짐만 더 챙기고 부풀리려 하고 있다.
 
 기를 다 소진한 것인가. 영화처럼 변변한 작품마저 눈에 띠지 않는다. 그 나물에 그 밥이란 비아냥이 산업문을 넘나들고 있다.
 
 누구의 책임인가. 그 것은 다름아닌 주변은 살피지 않고 자신들의 배만 챙겨온, 일부 메이저들에 그 책임론을 제기할 수 밖에 없다.
 
 그들은 오로지 황금궤 캐기에만 함몰돼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다보니 산업 환경과 사회정서를 둘러볼 겨를이 없었다.산업계와 업계가 어찌됐든 나만 잘 나가면 그만이라는 식의 이기적이고 일방형의 경영에만 몰두해 왔다. 그러다 보니 산업규모에 걸맞은 대사회적 의무가 있을 리 없고, 위치에 맞는 도덕적 의무가 살아 숨쉴 리가 없다.
 
 그런 풍토 아래서 성장해 온 개발자들에게 신의와 도덕적 의무를 강요하는 건 어찌 보면 넌센스다.
 
 게임계의 핵심은 두말할 나위없이 개발자다. 그들은 영화쪽으로 얘기하면 시나리오 작가이자 촬영감독이며 연출자다. 그들의 중요성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그런 그들이 작품의 울타리를 넘어서서 서로 야합하고 배끼기에 눈을 감아주며 아이디어를 서로 던져주고 받는다면 갈 데까지 갔다고 봐야 한다.
 
 일부이지만 오로지 게런티에만 매달려 자신의 둥지를 시도 때도 없이 바꾸는 이들도 있다. 확실히 뭔가 크게 잘못됐다.
 
 게임계가 ‘와우’에 제대로 힘도 써보지 못하고 절절 매는 이유를 알 것 같다. 투철한 직업의식과 사회의식이 없는데, 변변한 작품을 내놓을리가 없다. 하지만 그들만 나무랄 수 있겠는가.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평범한 진리가 가슴에 다가온다. 지금 신기루에 빠져 있는 그들을 건져 낼 사람은 메이저 뿐이다.그렇다면 메이저들의 의식부터 달라져야 한다고 본다.
 
 그 답 가운데 하나는  노블레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다.그 방법 밖에는 도리가 없다. 그래야 정화되고 정비된다. 성장가도 속에 드리워진 그늘과 병리현상을 지금 털어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들이 흔들려 끝내는 종주국의 타이틀도, 우리의 안방도 내줘야 할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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