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택민 소프트웨어진흥원 디지털콘텐츠사업단장>
  방송통신융합 논의와 더불어 디지털콘텐츠(DC) 산업이 미래 먹거리로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흔히 ‘산업’이라 하면 제작에서부터 유통·소비에 이르기까지 가치사슬 전반을 일컫는 것이라는 데 이해를 달리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디지털콘텐츠에서 가장 많은 생산 및 수출액을 가지고 있는 분야는 게임산업이다. 그중 IT산업의 가장 큰 혜택으로 탄생된 산업이 온라인게임산업이다.
 
 80년대 후반 텍스트 머드(MUD:Multi Users Dungeon)에서 시작해 90년대 중반 ‘쥬라기공원’ ‘바람의 나라’ ‘리니지’를 기점으로 99년부터 본격화된 초고속망의 보급과 같이하면서 온라인게임은 2000년부터 폭발적인 성장을 하게 됐다. 이처럼 온라인게임의 탄생 배경에는 PC 확산과 더불어 초고속망이라는 유통기반이 그 주된 역할을 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리니지’가 나온 이후 1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전 세계 온라인게임 시장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등 온라인게임의 강국이라고 자부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게임산업의 현실에는 짚고 넘어가야 할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 최근 첨단게임산업협회에서 게임물등급위원회의 통계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온라인게임 산업은 등급분류 신청게임이 2004년 627편을 기점으로 2006년 343편으로 약 50%의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사용불가 게임도 2003년 8.8%에서 작년 37.6%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06년 시장에 공개된 게임장르도 겜블 및 캐주얼게임이 전체의 78%를 차지하고 있으며, 온라인게임 강국으로 자리매김하게 했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은 14%에 지나지 않고 있다.
 
 더욱 심각하게 살펴보아야 할 것은 산업 환경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내수시장의 포화, 개발비·마케팅 비용 등의 상승 및 수익률 감소, 해외 거대기업에 의한 시장잠식 등 온라인게임 산업의 환경적 위협 요소가 심각한 수준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욱 깊이 고민해야 할 것은 온라인 게임산업의 구조적 문제다. ‘온라인화’와 ‘북미와 유럽 중심의 시장 구조 고착화’ 측면 등 구조적 문제점은 세계 게임시장과 비교할 때 더욱 극명하게 나타난다. 비디오(콘솔)·아케이드·PC·모바일 등 플랫폼 간 구획이 확대되고 ‘온라인화’로의 통합이 가속화되면서 플랫폼 간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게임산업이 과연 다양한 플랫폼에 적응할 수 있는 게임 개발역량을 지니고 있는지, 개발역량의 극단적 불균형으로 인한 심각한 문제가 야기될 위험성은 없는지를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지난 3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게임개발자콘퍼런스(GDC)에서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 월드와이드스튜디오 필 해리슨 사장은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PS)3 기반에서 운용 가능한 커뮤니티 플랫폼인 ‘홈’을 올 7월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홈’은 게임뿐 아니라 영화, 음악 감상을 비롯해 아바타 생성, 공간 구성(집꾸미기 등), 커뮤니티활동(채팅 등)이 가능한 종합 플랫폼이라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는 X박스360과 윈도비스타를 통해 콘솔 및 PC온라인 게임을 동시에 같은 서버를 통해 서비스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플랫폼의 우위를 통해 게임산업의 사실상 표준을 주도함으로써 전 세계 온라인게임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양대 게임 강자들의 전략을 감안할 때, 우리가 지금 고민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구조적인 측면에서 디지털콘텐츠산업을 단순한 콘텐츠 생산측면에서만 이해할 것이 아니라 ‘산업’이라는 관점에서 가치사슬 전체를 조망함으로써 게임산업의 고도화 및 전문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더불어 선진시장으로의 편입 통로를 확보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도 고민해야 한다.
 
 <tmkwon@softwar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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