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문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장>
   ‘終身之計莫如樹人(종신지계막여수인)’이라는 옛말이 있다. 일생의 계획을 세움에 있어서 인재를 양성하는 것보다 더 나은 것이 없음을 이르는 말이다.
 
 최근 한국과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된 후 만화·영화·캐릭터·음악 등 문화콘텐츠 분야의 시장 개방도 불가피하게 됐다.
 
 케이블TV와 위성채널, 온라인을 통해 해외 문화콘텐츠들이 시청자에게 여과없이 다가올 것이다. 또 우리가 느끼고 공유하고 즐기는 모든 문화콘텐츠가 해외 거대자본의 시각에서 만들어진 것들로 채워진다면 문화콘텐츠 업계의 피해는 물론이고 우리 정신세계까지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우리 문화콘텐츠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문화콘텐츠를 기획하고 창작하며 그것을 외국에 전략적으로 홍보하고 마케팅할 수 있는 문화콘텐츠 분야의 전문인력 발굴과 양성이 거시적인 관점에서 고민하고 풀어야 할 최우선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문화콘텐츠 아이템과 구성 요건을 갖고 있더라도 이를 성공적으로 기획하고 진행하며 완성시킬 전문인재가 없다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은 무의미하다고 할 수 있다. 문화콘텐츠 분야 전문인력들이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기획을 통해 국내 시장뿐 아니라 일본·중국·동남아를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한류라는 키워드로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것도 오랜 시간과 노력을 기울인 결과에 기인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 문화콘텐츠 산업이 지속적으로 외국에 개방되는 상황에서 전문인재를 양성하고 우리 사회 전반의 교육현실과 방향을 새로운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사실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문화콘텐츠 산업이 미래의 고부가가치 유망직종으로서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분야라는 막연한 생각을 갖고 있지만 우리의 문화콘텐츠 산업 발전을 위해 앞으로 정부와 기업, 학계가 연계돼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현재 정부와 기업, 학계의 정책은 문화콘텐츠 육성 제작 기술에 다소 집중돼 있다. 그러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서 우리의 문화산업이 도약하기 위해서는 문화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실무를 겸비한 기획과 창작능력을 지닌 인재가 근간이 돼야 한다. 창의적 인재 양성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문화콘텐츠 산업의 특성에 맞고 현장에서 기업들이 실제로 원하는 인재를 배출할 수 있는 체계적인 전문교육 시스템이 그리 많지 않은 실정이다.
 
 우리는 변화무쌍한 시장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기본적인 경쟁력을 키우는 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그 경쟁력의 핵심은 바로 기획력과 창작력이다. 특히 기획력은 다양한 문화와 시장 진입장벽을 극복하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무기다. 창작력 역시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를 감동시킬 수 있는 스토리텔링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를 위해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도 2006년 문화콘텐츠교육센터에 기획·창작아카데미를 개설하고, 지금은 기획·창작아카데미 2기 인력을 모집 중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문화콘텐츠 분야 기획·창작아카데미와 같은 산·학·연 주체의 교육과정이 앞으로 더 많이 개설돼 해당 분야 전문인력이 지속적으로 배출돼야 한다. 미국이 세계 시장에서 문화콘텐츠 강국으로 앞서가는 것은 관련 대학교의 체계적인 인재 양성 프로그램이 있기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으로 미국에 이어 중국·일본 등 타 국가와의 FTA 체결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우리의 문화콘텐츠 산업이 개방이라는 키워드 하에서 추호의 흔들림 없이 자리잡기 위한 방안 중 하나가 문화콘텐츠 분야의 인재 양성이다. 문화콘텐츠 산업 부흥 계획을 세움에 있어서 인재 양성 계획을 우선시하고, 우리 문화콘텐츠 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기획자와 창작자를 양성하며 격려하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돼야 함은 물론이고 여기에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예산 지원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bmsuh@kocc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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