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게임계의 화두는 투톱경영이다. 말 그대로 이원 집정체제를 갖추고 경영에 나서는 것이다. 선봉의 인물이 두사람이다 보니 힘을 받을 만도 하다. 하지만 자칫 잘못하다가는 독이 될 수 있다. 호흡이 안맞거나 개성이 뚜렷하면 기업이 갈지 자의 형국으로 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게임계의 특성을 고려하면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는게 아니냐는 의견이 많다. 
 
   A사의 P사장은 개발자 출신의 경영인이다. 작품 하나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인물이다. 그런 그가 최근 전문 경영인 영입을 결심했다. 명실공한 기업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개발쪽 업무에 밝은 자신보다는 조직과 시장 원리를 아는 사람에게 경영을 맡기는 게 맞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그의 이같은 결정은 시장에서 냉소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미 사세가 기울대로 기울었고 P사장과의 호흡을 맞출 전문경영인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점 때문이다.
 
   사실 P사장은 의외로 대인 기피증이 심한 편이다. 그래서 대인관계가 좋을리 만무했다. 개발분야는 누구에게 지지않을 만큼 안목을 갖고 있었으나 나서기를 싫어했고 수치에도 어두웠다. 좋은 작품을 만들고서도 제대로 알릴 줄 몰랐다. 그냥 되는 작품이면 먹히겠지라고 하는 단순논리에만 집착했다. 그 때문인지 잇달아 발표된 작품들은 대부분 흥행에서 참패했다.
 
   B사의 S사장도 개발자 출신의 경영인이다. 세상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업계에서는 정평이 나있는 인물이다. 그런데 그는 지금 경영에 직접 나서지 않고 있다. 회사가 일정 수준에 이르자 미련없이 이선으로 물러났고 그 자리를 전문 경영인에게 맡겼다.
 
 이 회사는 일취월장하고 있다. 업계의 평판은 S사장의 독특한 컬러와는 별개로 최고의 반열에 올라있다. 빅히트작보다는 스테디셀러를 만드는데 공을 기울였고 작품이 없을 때도 끊임없이 도전하고 살아 숨쉬는 기업임을 알리는데 게을리 하지않았다. 회사 성공의 공이 다른 이보다 그에게 먼저 돌아갔음은 물론이다.
 
  음양의 리더십이다. P사장은 뒤늦게 자신의 체질을 간파한 것이고 S사장은 일찌감치 자신의 성정을 안 것이다.
 
   사상체질로 보면 자신의 체질을 잘 다스려야 훌륭한 리더십을 밝휘한다고 한다. 유능한 리더는 채찍과 당근을 모두 가져야 하고 음인 기질과 양인 기질을 모두 갖춰야 한다는 것. 그러나 그 것을 모두 갖추기는 쉽지않은 일이다.
 
 아마도 투톱경영은 음양의 보완체계 일지도 모를 일이다. 일련의 투톱경영 체계를 갖춘 기업들의 면면을 보면 특히 그렇다.
 
  재미있는 사실 한가지는 게임계 창업주들의 성격이 한결같이 개성이 뚜렷하고 다소 폐쇄적이다는 점이다. 그 까닭인지 전문경영인들은 대부분 원만한 성품에다 시장 흐름과 질서를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자신의 성정을 너무나 잘 알고 있으면서 보완 관계에 무신경한 일부 창업 경영인의 리더십은 과연 업계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고 있을까. 한마디로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 것 같다.놀랍게도 그런 리더의 회사의 경우 상하 구조가 너무나 빼어 닯아 있다는 것이다.
 
  음양이 조화된 리더십. 득이 될지 아니면 독이될지는 좀 더 두고 볼 일이겠으나 산업 재도약을 위한 보완과 극복의 노력이라면 환영할만한 일이다. 왜냐하면 산업은 이미 꽃을 피우기 시작했고 시장 흐름은 독특하고 편향된 기업보다는 보편적 사고와 상식이 통하는 그런 기업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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