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으로 떨어질 것 같은 만월. 흩날리는 꽃잎. 어두운 밤 하늘아래 두 남자가 서있다. ‘시노비’의 오프닝 영상은 서로 마주보며 대립하는 듯한 모습을 연출하는 두 남자를 보여주며 시작된다.
 
   닌자 집단 오보로 일족의 당주를 선출하는 자리에 서게 된 두 형제. 대화를 나누던 형제는 칼을 꺼내 싸움을 시작하고 이를 말리려는 듯 달려들던 한 여성을 또 다른 남자가 막아선다. 떨어지는 꽃잎 사이로 현란한 검술을 선보이는 그들. 함께 자란 형제지만 그들의 싸움은 치열하다. 마침내 마지막 격돌이 펼쳐지고 그 결과는 보여주지 않은 채 4년의 세월이 흘러간다.
 
   고층 빌딩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어두운 도시의 전경이 비춰지고 그 사이로 이질적인 모습의 옛 건물이 보여진다. 그리고 기이하게 늘어난 귀를 가진 머리만 있는 괴물이 도시를 배회한다. 빌딩 위에서 소용돌이 치는 밤하늘은 사악한 세력에게 점령당한 도시의 상황을 암시하는 듯하다. 아무말 없이 군용 헬기를 타고 임무수행을 위해 목적지로 향하는 주인공 호츠마의 모습은 비정한 암살자인 닌자의 표본같은 느낌이다.
 
   이 영상의 압권은 호츠마가 괴물들의 습격에 파괴당한 헬기에서 뛰어내리는 장면. 폭발하는 헬기를 뒤로하고 고층 빌딩의 유리벽면을 스치듯 떨어지는 모습은 아찔하기 그지없다. 또 속도를 줄이기 위해 꽂은 칼날이 불꽃을 뿜어내는 모습이나 공중제비를 돌며 지상에 착지하는 장면도 화려함이 느껴진다.
 
   이 작품은 동명의 아케이드 게임을 원작으로 해 3D로 재구성한 액션 게임이다. ‘버추어파이터’시리즈와 ‘소닉’시리즈로 유명한 세가가 제작했다. 여성 닌자가 등장하는 ‘쿠노이치’라는 후속작이 개발되기도 했다.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