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사부의 마지막 가르침이었던 논어의 한 구절을 되새기며 한 주 동안 ‘2007 프로야구’를 쉼 없이 즐겼다. 사부의 말대로 쉽게 플레이 하다 보니 야구의 참 맛에 푹 빠져들었다. 난이도를 낮춘데다 적절하게 마타자와 마투수를 활용하니 그 야말로 천하 무적. 매번 상대를 큰 점수 차로 제압할 수 있었다. 그 승리 중 대부분이 콜드게임 승리여서 과거 한국 프로야구를 연이어 제패했던 해태 타이거즈가 따로 없었다.
  
 “이렇게 잘 하는데 이번 주엔 뭘 배우나.”
 자만심을 최대한 자제하기로 했지만 너무 쉽게 승리를 거두다 보니 맘처럼 마인드 콘트롤이 되지 않았다. 거기에다 원래 프로야구 시리즈에 이골이 난 터라 자신감은 점차 자만감으로 변질되고 있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사부를 만나기 전 이러한 자만감을 억누를 수 있었다. 자신감에 넘쳐 난이도를 조절해 플레이 해 본 결과 지난 번보다 조금은 향상 됐음을 느꼈지만 고전 끝에 연패를 거듭한 것이다. 마음 속으로 ‘이번에도 역시’라는 생각을 하면서 사부를 만나기 위해 게임빌 구단으로 향했다.
 
 # 초반엔 트레이닝에 주력
 “안녕하셨어요. 한 주동안 많이 연습하셨죠.”
 사부는 그 간의 연습 성과를 물어보았다. “연습은 열심히 했는데 생각보다 어렵네요.” 이미 높은 난이도의 어려움을 경험해 봤던 터라 최대한 겸손하게 답했다. 사부는 제자의 겸손함을 칭찬하면서도 자신감을 가지라고 격려했다. “자신감을 가지는 것도 중요해요. 인공지능과 할 때는 몰라도 다른 유저와 겨룰 때는 자신감이 무엇보다 중요해요.” 사부는 출시예정으로 있는 네트워크 대전을 무척 기대하고 있는 듯 했다.
 
 “자 그럼 수업을 시작하겠습니다. 이번 ‘2007 프로야구’에서 가장 중요한 시스템이 뭐죠.” 사부는 이번 수업에서도 문답법을 사용했다. 곰곰히 생각해 보고 답을 했다. “나만의 리그 아닌가요.” 사부는 마치 담임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참 잘했어요’ 도장을 찍어주듯 눈을 마주하며 웃어주었다. 사부의 미소에 제자는 무언지 모를 자신감에 충만해졌다.
 
 “오늘 수업은 바로 나만의 리그를 활용하는 법이예요” 사실 ‘2007 프로야구’ 시즌모드에서 우승을 차지하려면 나만의 리그처럼 중요한 것은 없다. 나만의 선수를 강력한 선수로 키워낸다면 마치 마타자 마투수를 각각 2명씩 보유하고 경기를 진행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나만의 리그에서 선수를 키워보셨나요” 사부의 질문이 기자의 헛점을 파고 들었다. 플레이를 단판으로 그것도 쉽게만 즐기다보니 나만의 선수를 키워야 한다는 생각을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다. 기자가 당황한 표정을 짓자 사부는 “쉽게 즐기는데 열중 하다보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니 당연한 일이예요” 사부는 다시금 제자에게 힘을 주는 미소를 지어보이고 설명을 이어갔다.
 
 나만의 리그에서도 선수를 키우는 요령이 있어요” 사부는 우선 나만의 리그에 대한 전체적 설명을 했다. 어떤 포지션의 선수를 키우든 간에 초반에는 트레이닝에 주력하라는 것이 그 포인트였다. 그리고 후반에는 무조건 아이템 획득에 힘을 쏟아부어야 강한 선수를 키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 선택과 집중의 육성전략
 “그럼 우선 타자편을 설명드릴께요. 어떤 타자를 키우고 싶으세요.”
 “당연히 홈런 타자죠.”  제자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슬러거 형 타입의 타자들을 좋아했기 때문에 곧 바로 대답했다. “전 타격을 잘하는 선수가 좋던데”사부는 웃으며 답했다. 기자는 사부의 반응에 또 다시 당황했다. 사부의 말처럼 타격을 잘하는 선수를 키워야 한다는 가르침인 것으로 오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감독인 유저들이 선택해야 할 몫이예요.” 사부의 말에 다소 안심하며 다음 가르침에 귀를 기울였다.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를 키우는 거예요. 그러나 한가지 규칙이 있어요.”
 
 사부의 말인 즉슨 한 선수에게는 하나의 기능을 키우기 위해 주력하라는 것이다. “타격이면 타격, 파워면 파워, 주력이면 주력에 집중해야 해요” 하나를 선택해 집중해서 키워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이른바 선택과 집중의 전략이었다.
 
 “자 이제 좋아하시는 투수편으로 넘어갑니다.” 사부는 기자가 지난 번에 야구가 투수놀음이라고 말한 것을 잊지 않고 있다는 듯 장난끼어린 농담을 던지고 설명을 계속했다.
 
 “투수는 타자와 다르게 자신이 선택한 선수에 따라 다른 트레이닝을 해야 해요.” 사부는 투수가 어떤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선수이냐에 따라 다른 능력치를 향상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선발의 경우 7회 정도 까지는 충분히 던질 수 있는 체력과 상대 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구속을 키우는 데 주력해야 한다. 반면 상대에게 반격의 기회를 주지 않고 승리를 지켜내야 하는 마무리의 경우 실제 프로야구에서와 마찬가지로 컨트롤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것이 사부의 가르침이다.
 
 “자 그럼 어디 플레이 하는 걸 한번 볼까요.”
 사부의 말에 기자는 일반 모드로 플레이를 시작했다. “아니요 이제 시즌모드로 플레이 해 보세요. 그리고 이제 난이도를 중으로 조정하세요” 사부는 승부욕을 키워 더 재미있게 즐기려면 시즌모드로 플레이 할 것을, 또 난이도를 좀 더 올려 플레이 할 것을 권했다.
 
 시즌 모드로 돌입했다. 팀 드래곤즈를 선택하고 경기장에 입장했다. 상대팀은 라이온즈였다. 심호흡을 하고 1회 공격을 시작했다. 난이도를 조금 올리니 어려워졌다. 하지만 그 만큼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진행됐다. 결과는 10 대 6의 아쉬운 패배였다. 마타자 마투수를 적시에 기용했지만 아직 나만의 선수 능력치에 모자람을 느껴지는 한판이었다. “이제 나만의 선수 능력치가 얼마나 중요한 지 아시겠죠. 시즌 모드에 앞서 나만의 선수 능력치를 많이 올려주세요.”
 
 # 네트워크서 다시 만나기로 약속
 다시 한번 플레이에 도전했다. 이번엔 조금 자신 있었다. 지난 2006까지의 경험을 조금 살리면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기자는 소위 말하는 거르기 전법을 사용할 요량이었다. 특히 상대 마타자가 등장했을 때 데드볼을 이용해 위기를 넘기면 플레이가 한층 쉬워진다. 하지만 이는 프로야구에서 더 이상 통하지 않았다.
 
 “지금 뭐하시려는지 알겠는데 2007 시즌에는 통하지 않아요” 사부는 ‘2007 프로야구’에서는 일부러 데드볼을 낼 수 없도록 구현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질책이 이어졌다. “오프라인 프로야구에서도 빈볼 시비로 난투극이 일어나고 하는데 게임에서도 그럴 필요 있겠어요. 신사적으로 플레이 해야죠”
 
 편법을 사용하려다 꾸지람만 들은 기자는 사부의 큰 뜻을 이해하고 다시 본연의 자세로 돌아와 열심히 플레이 했다. 결과는 7 대 6의 극적인 역전승. 역전의 짜릿함을 만끽하고 사부와 하이파이브를 했다. 편법을 쓰기보다는 정공법을 쓰세요. 그래야 플레이도 원활하고 실제 야구를 하는 것과 같은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자 이제 헤어질 시간이네요. 언젠가 네트워크 상에서 만나 승부를 겨뤄봐요. 그때까지 제가 가르쳐 드린 것들 열심히 연습하시고요. 특히 나만의 타자 키우는 것 잊지 마세요” 사부는 2월 경에 출시될 네트워크 버전을 통해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고 아쉬운 작별을 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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