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업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하게 된다.
 
   그  하나는 마케팅 신봉자들이 적지 않다는 점과 다른 한가지는 산업계의 주인이 없다는 점이다.매년 급성장하는 게임계에 그것도  주인이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물을 수 있겠으나 현실은 그렇다. 또 좋은 작품을 잘 포장해 판매하기 위해선 당연히 마케팅을 알고 그것을 전공한 사람들이 많아야 하지 않겠는가 되물을 수 있겠지만 미안하게도 그들은 작품이 아닌 오로지 마케팅만을 가지고 몸부림치는 마케팅 신봉자일 뿐이다. 그들이 많다는 것이다.
 
   마케팅 신봉자 대부분의 특징은  제품이 팔리지 않으면  끝장이라는 강박관념에 빠져있다. 그래서 수에 능하고 컴퓨터를 잘 다룬다. 하나를 넣으면 하나반이 나오거나 그 이상이 나와야 한다. 오로지 보여지는 것에만 매달린다. 특히 데이터에는 엄청 민감한 데 반해  다른 제반 의무나 책무에는 안중에 없다. 하지만 미안하게도 이들은 마케팅 신봉자도 선수도 아니다.
 
   그들은 다만 자신의 일 지키기나 성과급에 매달리는 세일러일 뿐이다. 진짜 마케터는 구매 환경을 조성하고 제품 판매 여건을 조성해 주는 이다.
 
  말 그대로 그들은 산업의 특성과 여건을 꿰뚫고 있으며 산업에 대한 부정적 반응에도 민감하다. 또 애정도 크다. 그런 이가 진정한 마케터다. 마코믹스사의 창업자 사이몬 마코믹이란 사람이 바로 그런 사람이다. 그는 획기적인 판매전략을 수립하고 판매 방법을 고안해 낸 실천적 인물이다.
 
  그런 인물이 상대적으로 국내 게임계에 부족하다는 말이다. 진정한 마케터라면 먼저 산업과 시장을 제대로 바라보는 등 그 역사의 중심에 서서  일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게임계에 주인이 없다는 지적은 비단 어제 오늘만의 얘기가 아니다. 시장 권리엔 예민하면서 산업 인프라구축과 그 역할엔 인색한데서 비롯된 말이다.
 
  경쟁사의 불행이 마치 자신들에게 행운을 가져다 줄 것이란 다소 엉뚱한 믿음을 갖고 있는 업체들도 있다. 종국엔 같은 운명일진데 강건너 불을 보 듯 하는 것이다. 일정부문의 역할에 대해선 떠넘기기 일쑤고 무임승차에만 익숙하다. 그 때문에 짐지는 이들만 매일 반복해서 그 짐만 맨다. 게임계에서 짐 나눔이란 특정업체, 특정기업의 몫일 뿐이다. 그래서 역할분담이란 말조차 꺼내지 못한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야 보석인데, 제각각인 셈이다.  그 모두가 산업에 대한 주인의식이 없기 때문이다.
 
  게임을 비롯한 엔터테인먼트산업은 흔히 겜블산업에 비유되기도 한다. 사회 정서에 예민할뿐 만 아니라 그 흐름에 역행할 경우 사업을 영유할 수 없는 측면이 강한 데서 나온 말이다. 그런 면들을 고려하면 매우 조심스러운 접근방식과 그 사세 규모 만큼의 역할론이 제기될 수 밖에 없다. 특히 산업에 대한 애정은 절대적이라 할 수 있다. 산업을 지키고 시장 파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더욱 그렇다.
 
   이런 데에는 산업역사가 일천한 때문도 없지않다. 또 생존경쟁 원리에 너무 의존한 측면도 있다 할 수 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게임계 이웃을 서로 살펴보기로 하자. 지금부터라도 백짓장을 같이 들기로 하자.지금부터라도 내가 게임계의 주인이라고 생각하자. 이렇게 하지 않지 않으면  결코 마이너 산업에서 벗어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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