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격투게임 ‘르네상스’ 시대 열리나 |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이종격투기를 비롯한 격투 경기에 열광하고 있다. 사각의 링 위에서 펼쳐지는 근육질 남자들의 사투는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피를 들끓게 한다. 수없이 오고 가는 펀치세례와 그라운드 기술은 매순간 선수들의 희비가 교차하면서 묘한 우리들 내면에 잠재돼있는 격투 본능을 깨우고 있다.
 
  최근 들어 경쟁적으로 등장하고 있는 대전격투 게임은 바로 이런 욕구에 포커스를 맞춘 것이다. 이는 ‘겟앰프드’ ‘던전앤파이터’를 통해 입증된 사실이기도 하다. 이들의 성공을 바탕으로 각 개발사들이 대전격투 게임을 선보이면서 2007년 대전격투게임의 ‘르네상스’가 열리려 하고 있다. ‘크래쉬배틀’ ‘엘소드’ 에이트릭스’ ‘반칙왕’ ‘쿵파’ ‘모크’ ‘미니파이터’ ‘타파온라인’ ‘카오스잼’ ‘알맨’ 등 제2의 ‘겟앰프드’와 ‘던전앤파이터’를 꿈꾸는 작품들은 줄잡아 10여종에 이를 만큼 대전 액션의 거대한 홍수가 밀려오고 있는 것이다.
 
 # 스타일로 승부한다
   이처럼 대전격투게임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각각의 게임들은 단순히 ‘겟앰프드’와 ‘던전앤파이터’와 똑같은 길은 가지 않는다. 레드오션보다는 블루오션을 선택한 것이다. 이는 단지 개척이라는 의미에서 벗어나 ‘격투’라는 원초적인 요소를 바탕으로 끊임없이 진화하는 과정이라고 보는 것이 오히려 옳을 것이다.
 
  이를 위해 각 개발사들은 ‘격투’라는 소재를 바탕으로 RPG요소를 첨가하거나 대규모 집단 전투 시스템의 도입 코믹한 설정 등을 통해 성공을 꿈꾸고 있다. 마치 르네상스 시대 ‘문예부흥’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다양한 사상가와 예술가들이 등장했듯이 말이다.
 
   이처럼 각각의 개발사들이 새로운 블루오션을 찾아 레드오션을 개척하고 있는 상황에서 스타일리쉬 액션을 표방하고 있는 ‘크래쉬배틀’의 경우 ‘격투’를 기본으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이전 작품들이 주로 근접전에 초점을 맞추고 플레이를 진행했던 것에 비해 이 작품은 원거리공격과 파티플레이를 근간으로 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온즈소프트 강학수 사장은 “대전 격투 액션이 최근 들어 크게 주목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갑작스럽게 이뤄진 것은 아니다”며 “최근의 작품들이 단순 대전 방식에서 벗어난 것은 남과 같은 길을 가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개발사들의 인식이 큰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크래쉬배틀’의 경우 원거리 공격과 독특한 캐릭터를 통한 스타일리쉬한 그래픽을 특징으로 내세울 수 있다”며 “개성을 중시하는 최근의 트랜드를 감안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덧 붙였다.
 
 # 코믹함으로 폭력성 배제
   ‘크래쉬배틀’이 스타일리쉬한 그래픽과 원거리 공격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면 또 다른 대전 격투 게임 ‘쿵파’는 변신과 코믹이라는 요소를 삽입했다. 단순히 대전만을 하는 것에서 벗어나 변신을 통해 역전을 노리고 중간 중간 코믹한 설정을 통해 게이머로 하여금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즉 캐릭터의 게이지가 차오르게 되면 전투력이 막강한 영웅으로 변신하며 코믹한 영웅으로 변신한 자신의 캐릭터를 통해 다양한 필살기를 사용 색다른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이밖에 아이템을 조합하거나 새로운 무기를 장착해 나만의 맞춤형 캐릭터를 만들 수 있는 재미도 쏠쏠하다. 마치 ‘마빡이’가 초반 힘든 동작으로 인해 괴로움을 토로하지만 마지막 더욱 강력한 동작으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조이온에서 개발중인 ‘반칙왕’ 역시 코믹함을 주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귀여운 SD캐릭터를 활용한 이 작품은 코믹함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 레슬링 기술을 그대로 사용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캐릭터마다 특성에 맞춘 2~3종의 고유기술과 상대를 단숨에 그로기 상태로 몰아넣을 수 있는 강력한 피니시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또 동일 그룹의 캐릭터가 모여 강력한 그룹 필살기를 선보이는 등 코믹함과 액션의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조이온 관계자는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 될 수 있도록 개발 중”이라며 “대전 격투 중 레슬링이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 없는 만큼 차별화된 요소로 어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전 격투게임이 폭력적인 게임으로 오인될 수 있는 것을 이들은 코믹함으로 상쇄시키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RPG와 찰떡궁합
   하지만 단순히 ‘격투’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쉽게 질릴 수도 있는 장르가 바로 대전 액션이다. 사용자들은 초반 엇 비슷한 실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초보자와 고수의 경계가 분명해지고 이는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게 된다. 즉 고수와 하수의 실력차가 크게 부각된다면 하수는 매번 질 수 밖에 없어 더이상 플레이에 대한 욕구를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특징으로 인해 각 게임들은 실력만으로 승부를 가리는 방식보다 다수의 플레이어가 함께 게임을 진행하거나 RPG의 성장 개념을 도입 초보자의 이탈을 막고 있다.
 
   유니아나에서 선보인 ‘카오스잼’이 바로 그렇다. 이 작품은 단순 대전 격투에서 벗어나 RPG요소를 접목 다양한 미션을 다른 유저와 함께 클리어해 나가면서 대전 격투의 묘미도 함께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에이트릭스’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대전액션을 기본으로 ‘부서지는 다리를 건너고, 구르는 돌을 피하면서 다른 게이머와 대전을 펼치는’ 어드벤처 요소까지 삽입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마치 어드벤처 영화를 보는 듯한 시네마틱 연출로 ‘살아있는 대전액션’의 재미를 선사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밖에 많은 대전 액션 게임이 선보일 예정이지만 이들 모두가 성공한다는 보장은 할 수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KOG스튜디오 이종원 사장은 “대전 액션 장르가 스테디 셀러임에는 분명하다”며 “하지만 점차 경쟁이 심해지면서 차별성이 부각되지 않고선 결코 성공할 수 없다”며 대전 액션 장르만을 내세워서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최근 장르의 경계가 불분명해지면서 이같은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 분명하다”며 “이전 작품들의 성공신화만을 쫓는다면 시장에서 받아들여지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각기 다른 특징을 내세우고 유저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는 다양한 대전 액션 게임 중 어느 작품이 살아남을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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