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깊으면 여명의 시간도 그만큼 다가왔음을 의미한다고 했던가. 지난 병술년 한 해는 게임계 입장에서 보면 깊고도 깊은 밤이었다.
 
  좋은 일보다는 궂은 일이 많았고 즐거운 날보다는 고통스러운 날이 더 많았다.게임계의 목소리는 변죽의 잡음으로 뒤덮혔고 그 놈의 망둥이들의 굿 판으로 인해 업계는 때 아니게 고개를 숙여야 했다. 그나마 위안은 그런 분위기 속에서도 꿋꿋하게 제자리를 지키고 제 몫을 해 준 게임인들이었다.
 
  2007년 정해년도 그리 녹록치가 않은 실정이다. 세계 경기 흐름에 반해 내수경기 전망이 어두운데다 미국·일본·중국 등 삼각 편대의 대한 공세가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은 동반관계에서 경쟁관계로 급변하는 등 우리의 목줄을 서서히 죄고있다. 여기에다 게임 수요는 변곡점에 다달은 듯 탄력을 받지못한 채 숨을 고르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2006년보다 더 고단한 한 해가 될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게임에 대한 규제 조치와 함께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제작비가 바로 그 것이다. 이럴 경우 메이저사라도 해 볼 요량이 별로 없을 것이란 게 그들의 주장이다.
 
  그렇다. 해 볼 재간이 없다 할 수 있다. 하지만 게임업계가 언제 누구로부터 제대로 된 도움을 받아왔는가. 늘 스스로 자신의 일을 만들고 길을 열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찌보면 정해년도 마찬가지란 생각이다. 살 길이 있다. 하지만 전제는 있다. 그 것은 대작 위주의 작품 제작은 지양하고 새롭게 수출 활로를 모색해 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중국 등 아시아 시장만으로는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미국·유럽 등으로 과감한 도전과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
 
  또 천편일률적인 특정장르에 대한 구애전도 던져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유저들의 니즈를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최근 잇따르고 있는 속편 제작과 리메이크 붐은 말그대로 정공법이라고 할 수 없다.
 
  더불어 게임계도 이젠 산업계 속으로 녹아들어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게임계는 그동안 앞서 언급한대로 스스로 길을 닦아온 만큼 산업계에 대한 동질감보다는 피해의식이 더 크다. 그래서 태생적으로 배타적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산업규모에 걸맞는 책무와 의무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 게 필요하다면 어떠한 고통을 감내해서라도 산업진입을 타진해야 한다.그 길은 수출활로를 모색하는 만큼, 새 장르를 여는 만큼 긴요한 일이다.
 
  민간기관 및 단체와의 친교도 적극 모색해야 한다. 그들과의 적대적 관계를 설정해 놓고서는 아무 일도 할 수 없다. 그런 노력은 그 무엇보다 게임계의 정서반영과 함께 테크노 크라트를 보다 양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움직임이라 할 수 있다.
 
  정해년 새해를 맞이했다. 지난해의 고통과 시련은 성장통으로 여기자. 그리고 다시 뛰어보자. 우리 게임인들은 할 수 있다. 장막을 거두고 세상속으로 달려보자. 어느새 어둔 밤이 거치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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