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FPS 시장이 점점 난전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정통과 다른 노선을 걷는 작품들이 조금씩 등장하고 있다. ‘독수리5형제’는 기존의 성인 FPS 유저가 아닌 가벼운 카툰 렌더링으로 10대 초중반 연령을 공략하는 게임이다. 동명의 만화로 쉽고 재미있는 FPS를 추구했으나 실제론 뛰어난 컨트롤 실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독수리5형제’는 이런 괴리를 어떻게 풀어 나가느냐에 따라 성패가 좌우될 것이다.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온라인FPS 시장이 대성공을 거두면서 과열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퍼블리셔들은 한 작품이라도 FPS를 잡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FPS 명가’를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곳도 생겨났다. 덩달아 수많은 개발사들도 퀄리티 높은 FPS를 완성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는 가운데 판권료도 나날이 상승하고 있는 분위기다.
 
 # 캐주얼로 대전환
   온라인FPS에도 장르를 구분하는 것은 가능하다. 지금까지 밀리터리를 중심으로 한 정통 FPS가 주류를 이뤘으나 캐주얼을 바탕으로 저연령층에 어필하는 작품도 조금씩 등장하고 있다. ‘독수리5형제’는 바로 이런 게임이다.
 
  처음부터 주 타깃층을 10대 초중반 남자 유저에게 적합한 기획으로 시작했다. 장르의 정통성은 받아 들였으나 동명의 만화가 주는 느낌을 살리기 위해 여러가지 면에서 대폭 수정을 가했다. 이런 컨셉트는 캐릭터 디자인에서 잘 나타나 있다. 독수리5형제는 원래 ‘과학닌자대 가차맨’이라는 이름으로 70년대 일본을 주름 잡았던 만화영화였다.  국내에선 1980년에 방영돼 커다란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매우 진지한 모습으로 권선징악을 주제로 삼았기 때문에 캐릭터 디자인은 사실성에 근거된 모습이었다. 허나 이번 게임에선 캐주얼 분위기로 대폭 전환됐다. 주인공들의 연령을 청소년으로 낮췄으며 귀엽고 코믹한 얼굴로 변신시켰다. 캐릭터만 놓고 보면 10대 초중반 유저에게 적합해 보인다. 독수리5형제의 트레이드 마크인 독수리 모양의 헬멧과 날개 형태의 망토도 기본 골격을 유지하면서 무난하게 변형됐다.
 
  전체적인 작품의 그래픽도 카룬 렌더링이 잘 소화된 모습이다. 최근 배경 그래픽의 퀄리티는 어떤 작품이라고 할 것 없이 절정에 이르고 있는 상황에서 ‘독수리5형제’ 또한 일정 수준 이상의 것을 보여준다. 맵 역시 단순 대칭 형태가 아니다. 넓고 커다란 도시 맵이 있는가 하면, 우주 공간에서 추락의 공포를 느끼게 하는 아슬아슬한 장소도 있다. 특히 자연을 테마로 한 맵은 ‘독수리5형제’를 만든 개발사의 기술력을 보여줄 정도로 정교하다.
 
 # 불완전한 무기 밸런스
  이 작품은 FPS이므로 무기와 방어구가 핵심이다. ‘독수리5형제’의 무기를 보면 10여 가지가 넘는 다양한 종류가 마련돼 있는데 기본적인 기관총류부터 시작해 레이저 스타일의 직선 무기도 존재한다. 뿐만 아니라 단백질 탄환을 발사해 상대방을 점점 커지게 만드는 엽기적인 장비도 있다. 방어구는 추후 추가될 예정이나 기본적으로 실드와 체력이 별도로 구분돼 있다. 데미지를 입으면 실드가 먼저 떨어지고 그 다음에 체력이 깎여 나가게 된다. 맵에는 실드와 체력, 탄환을 보충해 주는 아이템이 곳곳에 놓여 있는 방식을 취한다.
 
  무기 밸런스는 아직 완전하다고 볼 수 없다. 근거리용과 원거리용으로 크게 구분되는데 이 차이가 생각보다 심하다. 만약 유저가 근거리 무기를 소지하고 있다면 넓은 맵에서 좌절하고 말 것이다. 반대로 원거리 무기를 소지하고 있으면 좁은 공간에서 당황하게 된다. 최대 4개까지 무기를 지원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나 무기 간의 기본적인 균형도 다소 무너져 있다. 예를 들어, 유도탄은 한번 ‘록온’이 걸리면 어떤 곳으로 도망치거나 피해도 맞는다. 발사 간격이 조절돼 있지만 도저히 피할 수 없다는 점은 문제가 될 여지가 충분하다. 데미지도 적지 않아 단 한방에 누워 버리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넓은 맵 한쪽 구석에 숨어 유도탄만 계속 날려도 승리할 수 있는 게임은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다. 또 맵이 너무 넓은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 SD급으로 캐릭터가 작게 디자인 된 마당에 맵 조차 넓으니 상대편이 잘 보이질 않는 것이다. 더군다나 스쿠프 등으로 줌인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오로지 감으로만 공격해야 하는 상황이 자주 나타난다. 이에 비해 유도탄을 가졌다면 단지 ‘록온’ 신호만 보고 미사일을 날릴 수 있고 100%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 10대 타깃층 적합할까
   마지막으로 ‘독수리5형제’는 10대 초중반 유저들이 하기엔 난이도가 높은 것이 아닌가 싶다. 일부러 난이도를 높은 것은 아니며 FPS의 정통성을 거부하지 않고 고스란히 받아 들인 결과가 자연스럽게 나타나고 있다. 점프도 이중 점프가 가능하고, 방향키를 빠르게 두번 눌러 순간이동까지 지원하기 때문에 컨트롤은 매우 복잡해진다. 이러한 요소를 제외한 FPS들도 정신없이 움직이는데 행동 범위가 넓어지면 플레이가 몇 배는 더 빠르고 어지러워지는 건 당연하다. FPS의 특성상 움직임의 자유도가 높을수록 복잡한 난전이 전개된다. 난전이 시작되면 손가락 움직임이 좋고 반사신경이 뛰어난 유저가 승리하게 마련이다.
 
  그렇다면 주 타깃층으로 삼고 있는 어린 연령층 보단 현재의 ‘스페셜 포스’나 ‘서든 어택’ 유저들에게 오히려 적합하다는 의미다. 무늬는 발랄한 캐주얼이지만 움직임의 자유도가 높고 강력한 무기들이 많아, 속내는 앞서 언급한 두 작품보다 한 단계 위의 실력을 요구하는 것이다.
 
  결국 ‘독수리5형제’는 정통FPS도 아니고 캐주얼FPS도 아니다. 각각의 장점만을 가져 오려 했으나 단점도 함께 묻어 왔다. 그래서 쉬워 보이지만 어려운 것이다. 이런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독수리5형제’만의 색깔로 부각되는 것이 아니라 개발자와 마케터가 서로 다른 곳을 보고 있는 상황은 아닌지 궁금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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