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상민 연세대 교수/심리학과
 
  
 너무나 짧은 시간에 너무나 많은 변화를 경험하게 되는 것을 ‘미래 쇼크(Future Shock)’라고 한다. 짧은 시간에 급격한 변화가 일어날 때 인간은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와 함께 방향감의 상실을 경험한다.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는 이런 상태를 ‘미래가 현재로 침투하는 과정’이라고 표현했다.

미래 쇼크의 상태에서 인간은 변화에 적응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예측불가한 미래들이 오늘에 침투할 때, 급격하고 가속화된 변화에 적응하는 것이 현재의 파탄을 모면하는 일이다. 새로운 문화 현상, 사회에 적응하는 단계는 마치 아이가 어른이 되면서 세상을 배워가는 과정과 같다. 이런 변화의 충격은 온라인 게임세계에 대해 우리가 배워야 하는 문제와 그리 다르지 않다.

미래 쇼크와 유사한 경험이 ‘사이버 쇼크(Cyber shock)’이다. 온라인 게임은 바로 이런 사이버쇼크를 우리 사회에 던져주었다. 현실 공간이 아닌 사이버 공간이 현실로 침투하는 일이다. 하지만, 정작 게임업계에 있는 사람이나 게임을 하는 사람, 또는 게이머와 게임비즈니스를 구경하는 사람 모두 이런 사이버 쇼크를 문화적 수준에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거의 쇼킹할 수준이다. 이런 사이버 쇼크는 게임행위를 ‘현실과 사이버 공간을 구분 못하는 철 없거나 정신나간 사람의 행동’ 정도로 치부하고 것이나 콘텐츠 산업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이다. 좋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정신으로 그냥 비즈니스를 잘 하면 된다고 보는 수준이다. 이런 적응방식은 결국 ‘게임방=도박장=문화상품권’의 도식을 만들어내고 만다.

온라인 게임 세계는 현실의 사람들이 사이버 쇼크를 어떻게 경험하든 지 관계 없이 나름대로 진화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온라인 게임세계에서 게이머들은 각기 다른 게임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라이프스타일은 싱글, 공동체, 탈사회 성향의 3가지 유형이 있었다. 이 유형들은 게임 세계에서 직면하는 다양한 문제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며 그 문제를 어떠한 방식으로 해결하는가, 즉 나름대로 어떻게 적응하고 살아가는 방식, 문제해결방식의 차이를 반영한다.

싱글 플레이어의 경우, 문제 상황에 직면했을 때 스스로 정보와 해결책을 찾고 혼자 해결하는 경향이 강한 유형이다. 공동체지향 게이머는 싱글 플레이어와는 반대로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혹은 사람들과의 공동 활동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다. 탈사회적 게이머들의 경우, 이들은 현실에서 사용되는 문제 해결 방식이나 기준들을 사용하지 않았다.

게임세계를 팬터지 공간으로 보고 게임 세계에서만 가능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들이었다. 현실의 기준으로 보았을 때, 게임 세계에서 부정적인 문제들을 많이 발생시키고 위험군으로 분류되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이런 유형들은 게임마다 조금씩 차이를 나타낸다.

미래쇼크와 더불어 사이버쇼크는 현실의 삶에 힘들어 하는 우리들에게 또 다른 생존과 적응의 과제를 던져준다. 하지만, 사이버 세상은 현실에서 좌절을 맛봤던 사람들에게 또 다른 기회를 주는 공간이기도 하다. 사이버 공간에서 만들어지는 라이프스타일이 어떻게 현실의 삶에 침투하며 새로운 적응의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인지 충분한 연구가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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