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소프트웨어(SW)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지난 2004년과 2005년 2년간 국내에서 1000건이 넘는 SW 관련 특허를 출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국내에서도 SW를 특허로 보호하려는 움직임과 맞물려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 일각에서는 “MS가 국내 SW기술을 독식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24일 이철남 충남대 교수가 한국특허정보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91년부터 연 평균 2.5건에 이르던 한국MS의 국내 특허 출원이 2003년에 122건, 2004년에는 500건으로 폭증했다. 지난 한 해에는 무려 591건의 SW 관련 특허가 출원됐다.

 국내 SW 간판기업인 한글과컴퓨터가 회사 설립 후 지금까지 특허 출원(획득) 건수가 5건에 불과하고, 티맥스소프트는 아직 특허로 출원한 기술이 없는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수치다. 
 
  이 교수는 “통상 기업의 특허 출원이 증가하는 이유는 R&D 투자 확대에 따른 기술보호를 위한 것”이라며 “하지만 한국MS의 특허 출원 급증은 이 같은 요인으로는 설명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에서 경쟁업체를 배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특허를 확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정재훈 한국MS 고문변호사는 “개발된 SW기술의 지재권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으로 특허를 선택하는 본사 차원의 정책에 따른 것”이라며 “앞으로 SW 관련 특허 출원을 더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상호운용성과 개방성을 적용하면서 지재권을 보호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은 특허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내 SW업계는 이 같은 MS의 특허 공세에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강만 티맥스소프트 상무는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으로 SW에 대한 지재권을 보호받으면서 특허에 대해서는 소홀한 국내 SW업체들에 MS의 이 같은 행보는 충격적”이라며 “최근 특허청이 SW를 특허로 인정하려는 움직임으로 미뤄볼 때 강력한 특허로 SW기술을 선점당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프로그램심의조정위원회 한 관계자는 “MS의 특허 확대는 정부가 추진중인 공개SW 육성정책에 정면으로 부딪친다”면서 “국내 SW 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고 염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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