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잉 유저를 위한 웰빙(Well-Being) 10계명!!
 
'잘 먹고 잘 사는 법'으로 시작된 이 웰빙은 바야흐로 ‘리니지2’ 월드에도 마수(?)를 뻗치고 있다. ‘협동’이라는 모토 아래 파티플레이를 지향하는 게임이 된 ‘리니지2’지만 아직 홀로 뛰는 유저들이 더 많다. 혹자는 이런 현상을 "한국인들은 원래 혼자 노는 걸 좋아해요~"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어찌됐든 모두들 거대한 몬스터인 지룡 ‘안타라스’와 공성전에 시선이 가 있는 이 시기에도 묵묵히 몬스터를 잡으며 앵벌이를 하고 있는 솔로잉 유저가 많다. 바로 그런 유저들을 위한 '웰빙 가이드'를 제시해 본다.

1. 라이프게이지를 항상 주목해라

‘목숨을 보존하라!’ 솔로잉 유저에게는 이것이 제1의 철칙이다. 전사인가? 당신에게 힐을 해줄 다정한 아군따위는 없다. 법사인가? 엠탐하고 있을 때 달려드는 몹을 막아줄 동료 따위는 없다. 천상천하 유아독존. 오로지 믿을 것은 나 자신 뿐인 것이다. 몹한테 두들겨 맞고 누워있을 때, 누가 땅에 떨군 당신의 갑빠를 주워줄 것인가? 당신에겐 아무도 없다. 고로 안전빵이 최고다. 피, 엠 관리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솔로잉 플레이어인 당신, 오늘부터 좌우명은 `가늘고 길게 살자'이다.
 
2. 던전은 NO, 필드는 OK !
 
던전…, 그 신비롭고 두근대는 기대감으로 가득 찬 모험의 장소. 플레이어들은 삼삼오오 떼지어 던전으로 몰려가고, 일명 '몫 좋은' 장소 하나 잡으면 죽치고 앉아 사냥을 한다. 그러나 파티가 없는 당신, 혈원도 아닌 당신, 바로 솔로잉 하는 당신이라면 던전은 얼씬도 하지 말라. 던전의 특성상 좁은 장소에서 끊임없이 몬스터들이 등장한다.

만약 한 순간의 실수로 옆에서 열심히 싸우고 있던 전사가 당해버렸다면, 저쪽 구석에 꼽사리 껴 열심히 사냥하고 있던 당신은 바로 몬스터들의 협공을 당하게 된다. 도망가고 싶다고? 던전 입구 쪽으로 열나게 뛰어갈 거라고? 기차놀이 하고 싶은가? 몬스터들이 당신 뒤를 줄줄이 따라오며 연타를 날릴 것이다. 명심해라. 던전은에는 절대로 얼씬도 하지 마라.
 
3. 보스몹 근처엔 얼씬거리지도 말라
 
안타라스 발톱이라도 구경해보고 싶은가. 언감생심 꿈도 꾸지 말라. 오르펜의 매력적인 몸매가 보고싶다고. 제발 아서라. 물론 보스몹 주위에는 항상 고렙 플레이어들이 떼지어 몰려있다. 그들은 마치 보스몹을 필드의 일반 몬스터인 양 손쉽게 레이드하고는 한다. 그러나 당신은 아니다.

분명히 말하지만 이곳에서 얼씬 거리다간 국물도 못 건지고 바로 눕게 된다. 안타라스를 제외한 보스몹들의 특징은, 주변에 강력한 호위부대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재수 없어서 단 한번이라도 그 놈들과 눈이 마주치면…, 그냥 누워야 한다. ‘크흑! ’ 보스 구경 한번 해보려다가 피 같은 갑빠 떨구고 울부짖지 말지어다.
 
4. 아데나는 곧 생명이다
 
‘돈이 최고다’ 이런 사상은 위험하다. 요즘 사회 곳곳에서 발생하는 흉악한 문제들도 만연하는 배금주의 때문이다. 이 곳이 어디인가. 당신이 몸담고 있는 곳은, 약육강식 적자생존의 파라다이스 ‘리니지2’ 월드이다.

아데나는 곧 생명임을 명심하라. 한 푼이라도 아끼고 모아서 쌈짓돈을 만들어 두라. 홀몸인 당신, 믿을 것은 돈밖에 없다. 이런 말을 하는 본인도 가슴 아프다. 그러나 현실을 받아들이자. ‘리니지2’엔 로또도 없다. 하지만, 오프라인에서도 '돈이 최고야!' 이건 매우 곤란하다. 우리 게임은 살벌하게(?), 생활은 착실하게 하자.
 
5.아무도 믿지 말아라
 
무슨 엑스파일에 나오는 멀더의 대사냐고? 아니다. 바로 솔로잉 플레이어인 당신을 위한 철칙이다. “님, 무기 진짜 멋져요~ 딱 한번만 착용해 보면 안될까요?” “님~ 사정이 딱해보이는데 제가 지금 아이템 옮겨드리지요.” 한번쯤은 들어봤음 직한 대사들. 그러나 절대로 현혹되지 말지어다.

피로 맺어진 동맹이라는 ‘혈맹’ 내에서도 뒤통수 치는 일이 허다한데, 하물며 필드에서 처음 보는 낯선 이를 믿다니 차라리 몬스터를 믿어라. 걔네는 포악해서 그렇지 정직하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귀신이 아니라 바로 사람. 믿지 말아라. ‘리니지2’ 월드에서 믿을 것은 오로지 자기 자신과 아데나 뿐이다.
 
6. 혈전이 있다면 카오를 먼저 찾아가라
 
툭 까놓고 말해보자. 당신은 장비를 어떻게 마련하는가? 당연히 필드에서 안전빵으로 앉았다 일어났다-엠탐,피탐-를 반복하며 힘겨운 앵벌이를 해서, 가끔씩 아이템을 얻으면 그거 팔아서 아데나를 모아 마련할 것이다. 그러나 쉬운 방법이 있다. 하지만 쬐금 치사한(?) 방법이다.

바로 '먹자'이다. 거대혈의 혈원들 중 꼭 아이디가 시뻘건 사람들이 있다. 아무렴. 그런 거대 혈끼리 충돌이 일어났을 때, 조심스럽게 카오 주위를 배회하라. 어디까지나 상대가 눈치채지 못하게. 물론 ‘f4’키로 토글 맞춰놓는 것은 잊지 말아라. 누군가 눕는 순간 연타는 시작된다. 마하의 속도로 키보드를 두들겨라. 운이 좋으면 당신은 한 달 간의 노가다 시간을 줄일 지도 모른다. 당연히 축귀는 필수다. 먹고 튀는 것은 먹자의 기본 중의 기본이다. 음…, 여기저기서 날아오는 돌멩이가 보이는 것만 같다.

그러나 이 자리는 어디까지나 솔로잉 유저들의 웰빙을 위한 것이니 너그럽게 웃고 넘어가 주길 바란다. (정말 이 대로 따라 하다가는 몬스터가 아닌 유저에게 죽을 수 있다. ‘왕따’를 각오한다면 모를까. ^^*)
 
7. 이동속도 향상 물약은 솔로잉의 필수아이템
 
아까 잠시 기차놀이 얘기를 했다.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했을 몬스터 기차놀이…, 엉엉 울면서 "ㅊㅊㅊㅊㅊㅊㅊㅊ" 라고 뛰어가는 플레이어를 본 적이 없는가(종종 너무 급하면 "ccc" 라고 말하기도 한다 -_-;) 다리가 빠른 캐릭터거나 윈드가 있는 캐릭터라면 상관 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문제의 시작이다.

믿을 것은 오로지 이동속도 향상 물약밖에 없지 않은가. 피눈물을 흘리면서 X 빠지게 뛰어다니다가 눕고 싶은가? 반드시 이동속도 향상 물약을 갖고 다녀라. 당신의 목숨을 구해줄 것이다. 비싼 축귀보다 훨씬 낫다. 분위기 요상하다 싶으면 바로 튀어라. 명심해라. 이동속도 향상 물약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8. 얼굴을 두껍게 만들어라
 
"님아, 힐점…," "님아, 버프점…," 두꺼워져야 한다. 당신의 얼굴은 티타늄 합금보다도 두꺼워져야만 한다. 독고다이인 이상, 버프나 힐은 기대할 수 없다. 즉 무한 피·엠탐 삽질을 하면서 사냥을 해야 한다는 것인데, 시간은 하늘에서 떨어지는가? 시간은 곧 금이라 했거늘. 마음씨 착한 플레이어에게 상냥하고 정중한 말투로 힐과 버프를 부탁하는 것은 꼭 필요한 스킬이다.

그러나 가끔씩 몰지각한 솔로들이 무례한 말투로 그분들(?)의 비위를 건드려 그만 선량한 대다수 솔로들을 도탄의 지경에 빠트릴 때가 종종 있으니… , 솔로잉 플레이어들이여, 얼굴은 두껍되 예의는 바르게 부탁하자.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고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 "마음씨 착한 법사님, 힐 한방 해주시고 복 받으세요~~~" 이러면서 졸졸 따라가면 넘어오지 않을 법사가 있을까? 우리 지혜로운 솔로가 되자.
 
9. 아줌마 근성을 뼛속 깊이 새겨라
 
'대한민국 아줌마'하면 드는 당신은 무슨 생각이 드는가. 버스의 빈 자리에 핸드백을 던지고 우다다 달려오는 한 마리 코뿔소? ‘노우노우!’ 이제 그런 네거티브한 이미지는 벗어버리자. '아줌마'는 이 시대가 낳은 최고의 전략가, 전술가다. 시장에서 장사꾼과 흥정하는 아줌마를 보라. 거침없이 값을 깎아 내리는 그 프로페셔널한 모습.

기실, 흥정이라는 것은 협상이다. 자신과 타인 사이에서 누가 더 이익을 볼 것인지,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다가 결국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키는 사람이 승리하는 게임인 것이다. 그리고 아줌마들은 바로 이 '협상의 귀재'들이다. 그런데 당신은 어떤가. 혈원이 정탄을 받쳐주나, 재료를 받쳐주나, 무기를 빌려주나? 솔로가 장비를 구하는 방법은 오직 두 가지. 득템이나 시장에서 사는 것 밖에 없다. 필드에서 몹을 잡아서 최고의 장비가 떨어지나? 그렇다고 보스몹을 잡나? 오로지 장사꾼과의 흥정만이 당신의 장비를 맞춰주는 것이다.

자, 이제 당신은 아줌마의 정신, 아니 아줌마 그 자체가 되어야 한다. 협상의 귀재가 되어 보다 싼 값으로 보다 좋은 아이템을 구입하자.
 
10.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져라.
 
자, 드디어 솔로잉 웰빙 10계명의 마지막 덕목이다. 뭐? 너무 구태의연한 말이라고. 그러나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지는 것이야말로 기본 중의 최고 기본이다. ‘리니지2’를 하다 보면, 특히나 빽도 돈도 없이 홀로 뛰다 보면 혈압 솟구치는 일을 하루에도 열두 번씩 당하게 된다. "서러워서 혈 들고 만다!" 라고 울분을 토하는 이도 많다.

하지만 한 발짝만 뒤로 물러서서 세상을 보자. 당신은 ‘리니지2’ 월드를 누비는 한 마리 고독한 늑대…, 가끔씩 아름다운 풍경에 취해 느긋하게 앉아 구경도 해보고, 옆에서 사냥하는 플레이어에게 말도 한번 건네보고, 누가 아이템 떨구면 친절하게 주워줘 감사의 말도 들어보고….

이 살벌한 온라인 세상의 한줌 소금이 되는 존재가 당신일 수 있는 것이다. 공성전? 거대한 전쟁의 소용돌이에서 물러나 느긋하게 바라보며 이렇게 외쳐보라. "LOVE & PEACE~!" 그 순간 당신의 삶이 보다 윤택해 질 것이다.
 
김순기 기자(soon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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