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조직에 침투한 두 형사의 사투 리얼
 
1984년 첫 방송을 시작해서 6년동안 수많은 화제를 뿌렸던 NBC의 TV 시리즈 ‘마이애미 바이스’는, TV 드라마라고 믿기 힘들 정도의 파워풀한 액션신을 보여 주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돈 존슨과 필립 마이클 토마스의 콤비 플레이도 인상적이었지만 당시 이 드라마를 연출했던 마이클 만 감독의 감각적 연출은 국내에서도 많은 팬을 만들어냈다. 그 작품이 다시 같은 감독에 의해 영화로 리메이크됐다.

스릴러 ‘마이애미 바이스’는 ‘히트’ ‘콜래트롤’을 만든 마이클 만 감독의 작품이다. 그 자신이 TV 시리즈로 연출했던 작품을 다시 영화로 리메이크했지만, 영화 ‘마이애미 바이스’는 힛트한 TV 시리즈물의 영화화는 아니다. 감각적이고 속도감 있는 편집, 몽환적 분위기의 색채감각과 역동적인 촬영이 결합된 이영화는 마이클 만 감독의 성공적인 작품 ‘히트’나 ‘콜래트롤’보다 훨씬 대중적이다.

이작품은 갱단 조직 내부로 침투한 수사요원들의 이야기이다. 노련한 테크놀로지로 감각적 영상을 보여주면서도 서사구조를 힘 있게 끌고 가는 감독의 연출력이 화면을 장악한다. 경찰 영화고 전형적인 버디 무비의 틀을 갖고 있지만, 그러나 갱스터의 여자가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입체감을 띄기 시작한다.

플로리다 남부로 유입되는 마약 공급책을 수사 중이던 FBI, CIA 등의 합동작전은 정보 유출로 실패한다. 내부조직에 잠입한 갱단의 스파이를 찾아내기 위해 비밀경찰인 리코(제이미 폭스 분)와 소니(콜린 파랠 분)는 신분을 위장하고 갱단 조직 내부로 잠입하는 데 성공한다. 그들은 수사기관의 시스템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정보를 역이용해 조직의 신임을 받기 시작한다.

그들이 수사하는 대상은 갱단 조직의 보스인 몬토야. 몬토야는 단순한 마약상이 아니라 구제적으로 거대한 조직망을 갖춘 위험한 조직이다. 갱단 조직의 기밀을 파헤치기 위해 소니는 몬토야의 정부인 이사벨라(공리 분)에게 접근하지만, 그는 오히려 그녀에게 빠져들게 된다. 드디어 몬토야 조직을 일망타진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두 사람은 최후의 임무를 수행하는데, 그러나 두 사람이 너무나 일 처리를 완벽하게 하는 것을 오히려 의심하기 시작한 몬토야 조직의 중간 보스 에코는, 리코의 여자 친구인 경찰 트루디(나오미 해리스 분)를 납치해서 그들을 제거하려고 한다.

‘마이애미 바이스’는 분명한 메시지가 있고, 기교적이면서도 정서적 끈을 놓지 않는 마력이 있다. 그것은 사실적이고 세부적인 디테일을 원하는 연출 때문이다. 범죄는 매우 역동적인 삶과 죽음의 문제를 압축해서 보여줄 수 있는 안성맞춤의 소재라고 생각하는 마이클 만 감독은, 5년동안 실제 비밀 수사관과 미연방 법 집행관들로부터 방대한 자료를 수집해 영화를 만들었다. 따라서 이 영화 속에 묘사된 마약의 구매 방법에서 운송 방법까지의 전 과정과 비밀경찰의 범죄조직 잠입 루트 등은 매우 사실적이다.

‘마이애미 바이스’에서 강렬하게 인상적인 것은 범죄조직에 침투한 수사요원의 정체성 혼란이다. 소니는 이자벨라를 사랑하기 시작하면서 냉정한 판단을 해야 할 수사요원의 신분에 개인적 감정이 개입하는 것을 느끼면서 혼란을 겪는다. 선과 악의 경계에서 생겨나는 정서적 흔들림이 관객의 마음을 뒤흔든다.

영화의 매력은 서로 스타일이 다른 두 형사의 개성적 차이에서 비롯되는 버디 무비이면서도 거기에 매력적인 여성이 끼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제이미 폭스가 연기한 리코는 매우 이성적이면서 사건의 핵심을 민첩하게 파악하고 대처하는 지능적인 형사고, 콜린 파랠이 연기한 소니는 격정적이고 정서적인 인물이다. 보스 몬토야의 정부 이사벨라 역의 공리는, 비록 억센 영어 대사이기는 하지만 탁월한 연기력으로 딜렘마에 빠진 팜므 파탈의 갈등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다. ‘히트’에서의 알 파치노와 로버트 드니로, ‘콜래트롤’에서 톰 크루즈와 제이미 폭스의 대결보다는 두 배우의 부딪침과 화해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매력적인 버디 무비인 것은 분명하다.
 
영화평론가·인하대 겸임교수(s2jazz@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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