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과 춤 ‘자유’란 이름으로 통∼해요”
 
2000년 유나이티드 코리아 배틀 1, 2회 우승. 같은해 M넷 배틀대회 우승. 2004년 SK b-boy 배틀 대회 우승. 2002년 중국 베이징 예술대학 명예교수. 2003년 중국 북경 공연 3회 등등…. 그가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쌓아온 경력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이쯤되면 눈치빠른 독자들은 ‘배틀’ ‘공연’라는 단어만 들어도 그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대충 짐작이 갈 것이다. 그렇다! 바로 흔히 말하는 스트리트 댄서(street-dancer) 즉 ‘b-boy’ 황초예를 말하는 단어들이다. 갑자기 게임과 댄서, 다시 말하면 춤꾼이 무슨 상관관계가 있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엔이엔터테인먼트에서 기획을 맡고 있는 황초예에게만은 상관이 있다.
 
b-boy들의 세계 보여주고 싶어
 
“사람들은 b-boy였던 제가 게임을 개발한다고 했을 때 이상하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치 않습니다. 지금 개발하고 있는 게임은 바로 저와 같은 b-boy들을 소재로 한 작품이기 때문이죠.”

그렇다. 그가 게임개발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 전혀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는것은 바로 그가 개발하고 있는 작품이 바로 b-boy들의 춤을 모티브로 하고 있는 ‘그루브파티’이기 때문이다. 실제 b-boy들의 동작을 그대로 게임에 나타내기 위해 모션캡처를 이용 온라인상에서 누구나 쉽게 b-boy들의 현란하고 다이내믹한 춤을 구사할 수 있도록 한 이 작품에서 그는 모션캡처 감독 뿐 아니라 직접 모션캡처에 참여하기도 했다.

“처음 게임개발에 참여했을 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힘들었습니다. 오직 춤만을 생각하고 지냈던 저에게 게임은 새로운 도전이었기 때문입니다.”

최근들어 b-boy라는 것이 많이 알려지긴 했지만, 몇 해 전만 하더라도 일반인들에겐
낯선 이름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는 오히려 그런 점이 게임개발에 적극 참여하게 된 동기라고 한다.
“게임을 통해 b-boy를 알릴 수 있다면, 어떤 일이든 하고 싶었습니다. 여기엔 게임과 b-boy들의 문화가 비슷하다고 느꼈던 이유도 있죠.”
온라인상에서 평소 자신의 모습을 잊고, 또 다른 자신으로 살아가는 것과 춤을 통해 또 다른 자신을 발견하는 것은 똑같다고 그는 말한다. “게임과 b-boy들의 춤은 ‘자유’라는 이름으로 통하는 셈이죠.”
 
춤과 함께 지냈던 지난 10년
 
84년생인 그는 올해로 23세이다. 하지만 중학교 1학년 때인 14살 때부터 춤을 췄으니 10년의 경력을 자랑하는 베테랑이다.

“어려서부터 춤을 좋아했어요. 본격적으로 춤을 배우기 시작한 것은 중학교 때 부터고요. 그때까지만해도 일부 마니아들에게만 알려졌던 b-boy 댄스를 배우기 위해 대학로 극장에 직접 찾아가기도 했습니다.”

무작정 춤이 좋아 선배들에게 떼를 쓰기도 하고, 남몰래 연습실에서 밤새 춤을 추기도 했다는 그는 하루 10시간 이상 춤을 출 정도로 춤에 미쳐 지냈다. 물론 당시 중학생이었으니 낮에는 학업에 열중하고 밤에는 춤을 배우는 강행군이었던 셈이다.
“그땐 잠 잘 시간도 아까웠습니다. 매일매일 새로운 동작들을 배우고 익히는 재미에 힘든줄 몰랐거든요.”

그렇게 열심히 노력했던 탓일까? 뜻이 맞는 선배들과 함께 ‘리버스’라는 b-boy 댄스팀을 조직 본격적인 활동을 벌이면서, 그는 능력을 인정받기 시작한다. 앞에서 설명했던 화려한 수상경력 외에도 그가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휩쓴 대회는 너무도 많다. 각종 대회 뿐아니라 CF까지 찍으면서 조금씩 대중들에게 b-boy라는 것을 알리는 데 일조하게 된다. 그리고 지금 그는 이름을 알리는데 그치는 것이 아닌, 대중들의 삶에 b-boy의 자유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그것이 바로 ‘그루브파티’다.
 
절대 지지않는 열정으로 ‘렛츠 그루브!’
 
“처음 지엔이엔터테인먼트의 김호진 사장이 함께 하자고 했을 때 조금 망설였던 것이 사실입니다. 게임에 대해 전혀 아는 것도 없었던 제가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b-boy를 소재로 한 작품에 b-boy가 빠져선 안되겠단 확신이 생겨 적극 참여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었다. 게임에 대한 지식이 없었던 그였기에 단순한 보조역할에 그칠 뿐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조금씩 게임에 대한 이해가 생겨나고, 그가 게임에 나태내고 싶었던 동작들이나, 게임 내 요소들에 대한 이미지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아르바이트로 시작했지만, 조금씩 욕심이 생기면서 본격적으로 게임개발에 참여하고 싶어졌어요. 저의 동작들이 게임상에서 보여지는 모습들도 너무 즐거웠고요. 앞으로 b-boy 배틀이라든지 음악과 춤의 싱크로(동기화)등에 좀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아직 다른 게임기획자들에 비해 많은 것이 모자란다고 말하면서도, 춤에 대한 열정만은 어느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 개발하고 있는 ‘그루브파티’ 역시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댄스게임으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전문적인 b-boy가 보더라도 절대 부끄럽지 않은 그런 작품을 만들고 싶어요. 그래서 작은 동작 하나하나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춤은 저의 삶이자 행복이기 때문입니다. 오프라인을 점령한 이상 온라인에서 ‘그루브파티’가 최고의 댄서가 될때까지 열심히 춤(개발)을 출 것입니다”
 
모승현기자(mozir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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