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족의 변화 통해 사회 단면 드러내
 
봉준호 감독은 매우 영리하고 재치있게, 괴물을 만들어냈다. ‘괴물’은 고질라나 용가리나 혹은 킹콩이나 에이리언 같은 괴수영화가 아니다. 이 작품은 우리 내면에 숨어 있는 어두운 무의식의 그림자를 형상화 한 것일지도 모른다.

‘괴물’은 가족의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할리우드영화의 가족과는 다르게, 이 영화의 가족은 외형적으로는 파편화돼 있고 흩어져 있으면서도 내면적으로는 단단하게 연결돼 있다. 특히 눈 내리는 한강 고수부지의 엔딩 샷은 매우 영리하고 함축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그것은 핏줄로 연결되던 혈연주의 가족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우리에게 선사해주는 것이다.

‘괴물’의 도입부가 미 8군 기지에서 몰래 한강으로 방출된 독극물 사건으로부터 시작된다는 점에서, 이작품이 시사하고 있는 정치적 의미가 포착된다. 봉준호 감독은 이미 ‘살인의 추억’을 통해, 미해결 연쇄살인사건에 대한 탐구보다는 현재 한국사회의 밑바닥을 흐르는 전체주의적이고 억압적인 힘에 대한 집단적 증오를 포착하는데 더 주력했던 경력이 있다.

한강에서 갑자기 등장한 괴물이 신종 바이러스를 유포하고 있다고 의심되는 상황을 만들고, 한국정부의 문제해결 능력을 믿지 못하는 미국과 WHO가 사건 해결을 위해 직접 개입하는 내러티브 전개는 ‘괴물’도 현재 한국사회의 밑바닥을 흐르고 있는 집단적 공기를 포착하는데 주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한강 둔치에서 매점을 운영하고 있는 박강두(송강호 분)가 괴물을 겪기 이전과 이후가 어떻게 달라졌는가를 보는 것은 이 영화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는 상징적 요소다. 노랗게 머리를 물들인 그는 매점 안에서 진열대 위에 얼굴을 눕히고 침을 흘리며 자고 있다. 중학생인 딸 현서(고아성 분)는 학교에서 돌아오면서 학부모 참관수업에 들어온 삼촌 박남일(박해일 분)에게서 술냄새가 났다고 투덜댄다. 강두는 한강 둔치로 구운 오징어 배달을 갔다가 한강 교각에 매달린 괴물을 목격한다.

그러나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강두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의 머리는 검게 염색되어 있다. 그는 진열대에 머리를 눕히고 침 흘리며 자는 대신 아무도 없는 공원 둔치를 노려보며 긴장해 있다. 그의 옆에는 고물로 보이는 엽총까지 놓여 있다. 그는 그렇게 새로운 가족을 지키는 것이다.

이렇게 강두의 변화된 모습을 통해서 우리가 감지할 수 있는 것은 괴물의 정체가 일으킨 변화다. 괴물을 단순히 한강에 서식하고 있는 돌연변이 괴물로 인식했다면 그것은 이 영화가 갖고 있는 정치적 함의를 지나치게 축소해서 바라보는 것이다. 그것은 또 이 영화가 지닌 가치를 무시하는 것이 될 것이다.

영화평론가·인하대 겸임교수 s2jazz@hanmail.net
 
coming soon - 포켓몬 레인저와 바다의 왕자 마나피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애니메이션
 
여름방학을 맞아 어린이들을 위한 만화 영화가 개봉한다. TV 애니메이션으로도 유명한 ‘포켓몬’이 바로 그 주인공. 포켓몬 대회의 우승을 노리는 지우와 피카츄의 모험과 우정을 그린 이 작품은 어린이 뿐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즐거움을 안겨주는 인기 애니메이션이다.

동명의 TV 시리즈를 극장에 맞게 각색한 이 작품은 그동안 볼 수 없었던 화려한 영상과 함께 좀 더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다가올 여름 방학에 온 가족이 다함께 즐길 수 있는 좋은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피카츄와 함께 신나는 여행을 떠나가보자.

사막에서 길을 헤매던 지우와 포켓몬 일행은 ‘포켓몬 레인저 잭 워커(일명 잭)’를 만난다. 잭은 수중 몬스터 ‘마나피’의 알을 아크셔 신전까지 안전하게 배달하는 임무를 맡았다. 지우 일행은 잭과 함께 하기로 하지만 ‘마나피’의 알을 노린 바다의 해적인 ‘팬텀 톨프’의 공격을 받는다. 팬텀 톨프는 전설의 보물인 ‘바다의 왕관’의 힘으로써 세계정복을 이루려는 야심가! 과연 지우와 포켓몬 레인저 일행은 이 어려운 상황에서 바다의 왕자 마나피를 보호하고, 보물 ‘바다의 왕관’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감독: : 유야마 쿠니히코 출연(성우) : 엄상현, 이선호, 지미애, 최석필 장르 : 애니메이션, 가족, 팬터지 등급 : 전체관람가 개봉일 : 7월 20일
 
모승현기자(mozir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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