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 집단의 갈등 표출한 '첩보물'
 
 ‘짠짠 짠 짠….’ 잊을 수 없는 ‘미션 임파서블’의 테마만 듣고도 우리의 피는 벌써 흥분하기 시작한다. 5월 1일 노동절에 시작돼 9월 추수감사절에 끝나는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대공세 서막을 장식하는 이 작품은 명불허전이다.

몸값 2500만 달러의 스타는 몸값을 하고 제작비 2억 달러는 거대한 물량공세를 퍼부으며 그만큼 화려한 눈요기를 선사한다. 지금까지의 작품과 다른 점은 정보기관 IMF의 특수비밀요원 이단 헌트(텀 크루즈)의 개인사적 이야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영화의 오프닝신은 테이프로 입이 봉해진 채 결박되어 의자에 앉아 있는 여인의 머리에 총을 겨눈 남자, 그리고 그 앞에서 그녀만은 살려달라고 울부짖는 톰 크루즈를 보여주면서 시작된다. 강렬하지만 짧은 인트로는, 이미 이 시리즈에 중독된 관객들에게 이 영화가 지금까지의 시리즈와는 조금 다르다는 것을 맛보기로 보여준 것이다. 영화는 플래시백 되어 왜 톰 크루즈가 그런 절체절명의 위기에 내몰리게 됐는가를 보여준다.

현장에서 한 발 물러나 특수 요원 트레이닝을 하면서 줄리아(미셀 모나한)를 만나 사랑에 빠진 이단은 그녀와의 약혼식 날, 갑작스럽게 본부의 호출을 받는다. 가장 행복한 개인의 사적인 시간에 가장 위급한 집단의 공적 임무가 떨어지는 이 장면은, 개인·집단의 갈등구조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그러나 역시 공식은 1편처럼 내부의 적이다.

이단이 강력 추천한 IMF 비밀요원이 악명 높은 국제 암거래상에게 인질로 잡혀 있으니 그 요원을 구출해 오라는 것이다. 그러나 팀원을 이끌고 작전에 들어간 이단은 요원을 구출하는데는 성공하지만 그녀는 목숨을 잃는다. 국장(로렌스 피시번)은 이단을 심하게 문책한다.

시리즈의 특징은 치밀한 계산으로 적진에 침투해서 원하는 것을 획득하는 것이다. 역시 3편에서도 그런 장면이 가장 돋보인다. 철통같은 보안이 갖춰진 바티칸 안으로 침투해서 국제 암거래상 오웬 데비언(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을 납치하는 신이 이 영화의 백미다.

생포했던 오웬을 놓치는 장면에서 거대한 액션 물량공세가 펼쳐진다. 그리고 적에게 인질로 잡힌 줄리아를 구하기 위해 이단은 상하이로 잠입한다. 마이클 윈터버텀의 영화 ‘코드 46’에서도 그렇지만 요즘 상하이가 갑자기 영화 속의 주요 공간으로 등장하고 있다. 홍콩이 아니라 상하이다. 이것을 섣부른 오리엔탈리즘으로만 치부할 수는 없다.

상하이는 동양과 서양이 뒤섞인 신비한 매력을 보여준다. 거대한 최첨단 기능을 갖춘 고층빌딩과 검은 기와가 쌓여 있는 지붕이 끝없이 늘어선 풍경은 서구인들에게는 매력적이며 신비한 공간으로 비춰질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 눈에도 마찬가지다.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 자본주의와 공산주의가 뒤섞인 상하이의 풍경은 겹겹이 쌓여진 중층구조의 영화에서는 인물들 뒤에 서 있는 배경으로서는 매우 큰 장점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역시 결말은 조금 심심하다. 내부의 적이 뒤엉키는 공식도 그렇다.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관객들에게 최대한의 만족도를 선사하는 최후의 서비스가 부족하다. 007 시리즈의 뒤를 잇는 첩보물로 성장한 시리즈는 톰 크루즈의 매력이 지속되는 한 계속해서 만들어질 것이다. 왜냐하면 그가 제작에 직접 참여하고 있으니까. 자신의 최대 히트 캐릭터를 놓칠 리 없으니까.
 
영화 평론가 - 인하대 겸임교수(s2jazz@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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