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능은 없다' 제3세계 향해 '앞으로'
 
병술년 새해에도 게임업체들의 해외시장 개척 활동은 더욱 활발히 진행될 전망이. 지난해까지는 중국 시장에 크게 의존던 업체들이 일본과 동남아 등지로의 진출이 더욱 활발하게 추진했었다. 그러나 올해에는 이들 지역에서 벗어나 중남미와 유럽 등 조금은 낮선 지역으로의 진출을 모색하는 업체들이 하나 둘 늘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로 무장한 온라인게임이야말로 전세계인의 공통된 문화코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만큼 이같은 신시장 개척은 향후 국내 게임사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절대과제라는 점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때문이다.

국내 게임사들이 중국과 대만 등 기존 전략시장에 이어 가장 활발한 진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지역은 브라질을 중심으로 한 중남미 지역이다. 브라질의 경우 국민정서가 우리와 비슷해 커뮤니티 기반의 온라인게임에 대한 요구가 높은데다 최근들어 인터넷망 보급이 크게 늘고 있어 현지화만 충실하게 해주면 중국에 이은 제2의 거대시장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때문이다. 더구나 중남미 지역은 지난해 국산 아케이드게임인 ‘펌프잇업’이 돌풍을 일으키면서 한국산 게임에 대한 관심이 높아 진출 조건이 나쁘지 않다는 점도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브라질은 중남미 진출의 교두보

최근까지 브라질에 진출했거나 진출을 추진중인 업체는 그라비티와 소프트닉스, 한빛소프트, 웹젠 등. 그라비티(대표 류일영)는 지난 2004년 1월 일찌감치 ‘라그나로크’ 수출계약을 체결하고 그해 10월부터 오픈베타서비스에 나섰다. 또 소프트닉스(대표 김진호)는 지난해 8월 현지업체인 온게임과 수출계약을 체결, 서비스를 진행중이고 올해는 한빛소프트(대표 김영만)가 지난 5월 ‘탄트라’와 ‘팡야’ 수출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9월에는 ‘위드’ 수출계약을 체결하고 시범서비스를 준비중이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멕시코에도 ‘탄트라’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등 북남미 시장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가운데 소프트닉스의 캐주얼 슈팅게임인 ‘건바운드’는 이미 현지 동시접속자수가 2만명을 돌파할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또 ‘라그나로크’도 브라질에서 최고 동접수가 1만6000명까지 올라갔다고 전한다. 또 웹젠의 ‘뮤’는 전세계 게이머들을 대상으로 서비스하고 있는 글로벌서버의 경우 브라질과 페루 등 중남미 지역에서 접속하는 유저가 2만3000명을 넘어서며 전체 이용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현지 진출업체 관계자들은 “아직 초고속 통신망 인프라가 미비한 상태에서도 이 정도의 반응은 대단한 것”이라며 “올해 이후에는 온라인게임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 업체의 기본적인 전략은 브라질을 인근 국가로의 진출을 위한 전초기지로 삼는다는 것. 한빛소프트는 이를 위해 ‘팡야’와 ‘탄트라’ 등의 브라질 현지화를 바탕으로 같은 포르투갈어 사용권인 중남미 지역을 공략해 나가고 멕시코는 스페인어권 진출 전초기지로 육성할 계획이다.

# 온라인게임 불모지를 향한 도전

그라비티는 그동안 진출한 수십개국에서 해왔듯 브라질에서도 국민 문화와 정서를 게임에 반영하는 것으로 글로벌화의 초석을 다지고 있다. 그라비티는 특히 브라질을 비롯한 중남미 시장 등 온라인게임 미개척지역의 경우 위험부담을 감수하는 만큼 성공했을 경우의 부가 많다는 판단하에 우직하게 정면돌파해 향후 다가올 블루오션을 구가하겠다는 것이 기본 전략이다. 특히 그라비티는 그동안 확보해 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향후 다양한 차기작을 세계 각국에 공급하는 글로벌 퍼블리셔로 거듭난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게임의 본산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과 유럽지역으로의 역진출도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들 지역은 그동안 국내에 게임을 공급해온 세계적인 게임사들이 포진하고 있는 시장인데다 문화와 환경이 한국을 비롯한 동양권과는 판이하게 다르고, 아직은 비디오게임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어 국내 게임사들이 쉽사리 공략하지 못해왔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엔씨소프트와 NHN 등 메이저업체들을 중심으로 이들 지역으로 진출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 졌고, 어느정도 가시적인 성과도 거둬들이기 시작했다.
실제로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는 글로벌화 전략을 본격화 하면서 지난해 북미와 유럽 등 한국 온라인게임 불모지로 평가돼온 지역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

이와관련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지난 2004년 462억원이었던 북미시장에서의 매출이 지난해에는 852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며 “이제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북미시장이 해외 제1시장으로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의 북미시장 매출은 지난 2004년 전체 매출의 16%에서 지난해 24%로 8% 포인트나 늘었다. 또 지난해에는 유럽시장에서도 106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높은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엔씨소프트가 북미와 유럽시장에서 선전할 수 있었던 것은 ‘시티오브히어로’와 ‘길드워’ 등 세계 시장을 타깃으로 개발한 온라인게임이 현지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은 덕분이다. 실제로 ‘길드워’는 미국과 유럽시장에서 밀리언셀러에 등극했으며 ‘시티오브히어로’도 35만 카피 이상이 판매됐다.

이에 엔씨소프트는 올해도 특정지역에서만 선호되는 게임이 아니라 전세계 게이머들에게 사랑받는 글로벌게임을 다수 개발해 이들 지역에서의 입지를 한층 강화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이에 대해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자동차 대전게임인 ‘오토어썰트’를 비롯해 리차드게리엇이 개발중인 ‘타뷸라라사’,차세대 대작 MMORPG인 ‘아이온’ 등 다수의 게임을 선보일 것”이라며 “올해는 이들 게임의 선전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 제3시장 개척은 미래를 위한 투자

또 NHN(대표 최휘영)은 일본 진출의 성공을 바탕으로 지난해 8월 200만달러를 투자해 미국 지사를 설립, 본격적인 미국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NHN은 한·중·일 3국 게임포털 체제를 갖추고 오는 3월 미국내 서비스를 개시해 글로벌 동시 사용자수 200만명에 도전한다는 전략. 이를 위해 NHN으니 이미 미국법인 설립 및 기본인력구성 작업을 끝마치고 김범수 글로벌대표가 현지에 상주하며 게임포털 오픈을 준비중이다.

이밖에 NHN과 비슷한 행보를 밟고 있는 넥슨(대표 김정주)도 일본에 이어 미국시장 진출을 적극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올해는 이들 메이저 업체들의 미국 시장 진출이 줄을 이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국내 게임사들이 끊임없이 두드리고 있는 시장으로는 베트남을 비롯해 러시아와 중동,인도 등 다양하다. 아직은 온라인게임 보급을 위한 인터넷 인프라가 미비한 상황이지만 인터넷 환경이 빠르게 발전해 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충분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포석이다.

인디21(대표 윤선학)은 지난해 말 베트남에 온라인 무협게임인 ‘구룡쟁패’를 수출했고, 액토즈소프트(대표 서수길)는 올해부터 중동과 러시아 지역으로의 진출을 모색하고 나설 계획으로 전략마련에 나섰다.

특히 인디21은 현지 파트너인 비나게임이 이미 중국산 온라인게임으로 성공을 거둔바 있는 퍼블리셔라는 점을 감안해 ‘구룡쟁패’를 베트남에서의 최고 인기게임으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베트남의 경우 무협과 격투를 좋아하고 경쟁심이 높다는 특성을 적극 활용, 현지 게이머들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시스템을 개발해 추가함으로써 베트남에 온라인게임 한류열풍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김순기기자(soon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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