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무대의 꿈 아줌마 돼 이뤘죠"
‘art’ 공연 성황리 마감 … 9월 부터 지방 공연
 
“끝났다는 것이 실감나지 않아요. 멋진 작품을 만나 좋은 스탭들과 일할 수 있어 너무 좋았는데, 한 달 간의 연습과 두 달 간의 공연 기간까지 지난 세 달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정말 모르겠네요.”

지난 31일, 연극 ‘art’의 마지막 공연을 끝내고 김성령은 진한 아쉬운 감정을 드러냈다. “두 달간을 꼬박 무대에 서다보니 공연이 끝난 요즘에도 습관처럼 무대로 돌아가야한다는 생각이 든다”는 그녀는 둘째를 출산한 지 얼마 안된 지난 5월, 연극 ‘art’에 출연하겠다고 발표해 화제를 모았다.

출산 직후, 그렇게 서둘러 컴백한 이유와 방송이 아닌 연극무대를 선택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활동 재개의 첫 작품을 반드시 연극으로 하겠다는 생각은 아니었어요. 단지 늘 연극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했었죠. 쉬고 있는데 때 맞춰 너무 맘에 드는 작품 제안이 들어왔고, 뜸 들일 이유도 안 할 이유도 없었기에 그냥 선택한 겁니다.”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은 ‘art’는 프랑스 여성작가 야스미나 레자의 원작을 바탕으로 세 명의 남자들이 벌이는 다툼을 그려 지난 94년 프랑스에서 초연, 몰리에르상 최고연극상을 받은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2003년 초연 이후 매년 공연되다 올 들어 여자들의 이야기로 각색돼 ‘김성령-조혜련-진경’ 팀과 ‘심혜진-정경순-박호영’ 팀에 의해 6월과 7월 두 달간 무대에 올려졌다.

“출산 후, 충분한 휴식이 없어서 육체적으로 힘들었던 건 사실이지만 좋은 작품과 좋은 스텝들, 그런 환경 속에서 공연하다보니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전혀 없었죠.” 그녀의 말처럼 훌륭한 작품과 배우, 그리고 스텝이 완벽한 하모니를 이룬 때문인지 연극 ‘art’는 연일 매진을 기록하며 평균 관객점유율 90%라는 엄청난 기록을 남겼다.

그 동안 연기자로서 김성령이 보여준 모습은 주로 우아하고 이지적인 역할들이다. 이번 연극에서는 다소 엉뚱하면서도 사랑스런 문구점 주인 ‘경숙’을 맡아 관객들로부터 ‘김성령의 재발견’이라는 찬사까지 받았다. 하지만 그녀의 주변 사람들은 오히려 ‘경숙’이라는 캐릭터가 실제 김성령의 모습과 비슷한 점이 많다고 입을 모은다. 고상한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외모와 달리 맨얼굴에 면티와 청바지를 즐겨 입는 소박한 그녀이기 때문이다.

연극 ‘art’는 서울에서의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지방 공연 요청을 받고 오는 9월부터는 지방 공연에 들어갈 예정이다. “서울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은 공연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적잖아요. 지방에 사는 관객들에게도 이런 기회가 많아졌으면 해요. 스텝들과 배우 모두 지방 공연에 오케이 했어요. 다시 무대에 서서 새로운 관객을 만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마음이 설레이네요.”

지방 공연 외에 몇편의 TV드라마 출연 제의도 받고 검토 중이라는 그녀는 두 아이의 엄마 역할 뿐 아니라 연극, 영화, 브라운관까지 누비는 만능 배우로서 제 2의 연기 인생을 맞고 있다.
 
임동식기자(임동식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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