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닝' '피파' 아성 굳건 정교한 AI 개발 관건
선수 수 많고 역동적 플레이 구현 기술 만만찮아
 
온라인 축구게임이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축구가 야구와 함께 국내에서 가장 대중적인 스포츠란 사실 때문이다. 월드컵 4강신화를 창조한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온국민이 밤잠을 설쳐가며 축구에 열광했을 정도로 저변이 넓다. 여기에 축구천재 ‘박주영 신드룸’과 월드컵 히어로우 박지성이 최근 영국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한 여세가 내년 독일 월드컵으로까지 연결된다면, 그 바람은 광풍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해도 게임세상은 다르다. 비록 레이싱·골프·농구 등이 성공했고 축구열기가 뜨겁지만, 온라인 축구게임까지 성공을 장담하기는 어렵다. 더욱이 축구는 다른 스포츠와 달리 선수 수가 많고 동작이 매우 역동적이이서 온라인게임으로 개발하기가 여간 까다로운게 아니다. 그간 다양한 장르의 온라인 스포츠게임이 개발됐지만, 제대로된 축구게임 하나 나오지 못한 것이 역설적으로 증명한다. 축구 게임이 온라인 스포츠게임 대박 바통을 이어가기엔 그만큼 변수도 많다.

최대 변수는 아무래도 ‘축구게임의 바이블’로 평가받고 있는 일본 코나미의 ‘위닝일레븐시리즈’와 미국 EA의 ‘피파시리즈’의 아성을 어떻게 극복하느냐는 점이다. 특히 콘솔 시장에서 대박 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위닝’의 경우 최근 출시된 9편에 이르기까지 ‘출시=흥행’의 공식이 거의 깨지지 않을 정도로 국내에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이들 게임은 게임성은 물론 그래픽 등 퀄리티가 워낙 뛰어나 국내 개발사들이 과연 이를 얼마만큼 따라갈 수 있을 지가 변수다.

스포츠게임의 완성도를 좌우하는 핵심 잣대인 ‘인공지능’(AI) 기술을 얼마만큼 구현할 수 있는가도 온라인 축구게임 성공의 열쇠다. 선수 수가 아주 적거나 개인 플레이에 의존하는 골프·테니스 등과 달리 선수 수가 많은 팀플레이 위주의 스포츠게임의 경우 실제 유저가 아닌 AI가 얼마만큼 자연스럽고 사람에 가깝게 구현되느냐가 키포인트다.

그러나, 현재 국내 게임업계의 AI기술은 미국·일본 등 선진국과는 적지않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골기퍼를 제외한 선수 전원이 실제 유저로 구성돼 AI기술이 상대적으로 덜 적용되는 풋살과 같은 변형 축구 개발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스포츠게임 개발사의 한 관계자는 “야구와 달리 축구는 축구는 골기퍼를 제외한 10명이 쉴틈없이 움직이는 매우 동적인 경기”라며 “결국 누가 더 AI 구현력이 뛰어난가에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전체적인 분위기를 사실감에 포인트를 둔 ‘리얼 축구’로 갈 것인가, 아니면 최근 온라인 스포츠 게임의 대세인 ‘캐주얼 축구’로 갈 것인가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카트라이더’를 시작으로 ‘팡야’(골프) ‘프리스타일’(농구) ‘마구마구’(야구) 등 기존의 스포츠게임 대부분은 캐주얼로 승부해 성공 신화를 쌓고 있지만, 축구는 정교한 콘트롤에 의한 화려한 개인기와 슛의 묘미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축구는 남녀노소 누구나 경기 규칙을 잘 알고 있고, 어느 스포츠 못지않게 박진감이 넘치는 아주 매력적인 분야”라며 “MO게임의 특성을 충분히 살리고 몇가지 난제만 슬기롭게 극복한다면, 1∼2개의 대박 게임이 등장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축구게임 변천사
다른 장르보다 상대적으로 역사 짧아
'위닝' '피파' '버추어 스트라이커'가 삼각 경쟁 구도 주도
 
 축구 게임의 역사는 다른 장르에 비해 비교적 짧은 편이다. 다수의 캐릭터를 움직이는 똑똑한 인공지능과 축구공이 사실적으로 움직이기 위해서는 정밀한 물리 엔진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플랫폼 기술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기 전에는 축구 게임을 제작하기가 거의 불가능했다.

대표적인 축구 게임으로는 ‘위닝일레븐’ ‘피파’ ‘강진축구’ ‘버추어 스트라이커’ ‘프로사커클럽을 만들자’ ‘실황 월드 사커 포켓’ ‘제로컵’ ‘챔피언쉽 매니저’ ‘디스 이즈 풋볼’ 등 수 많은 작품이 있다. 그 중에서 ‘강진 축구’와 ‘제로컵’은 순수 국산 게임으로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타이틀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그러나 ‘강진 축구’는 반짝 인기에 불과했고 ‘제로컵’은 완성도가 낮아 유저들의 아쉬움을 샀다.

축구 게임의 삼대천왕은 ‘위닝일레븐’ ‘피파’ ‘버추어 스트라이커’로 압축된다. 이들 작품들은 플레이 성격이 제각기 다른데, ‘위닝일레븐’은 실제 축구를 지향하고 ‘피파’는 게임으로서의 재미를 추구한다. ‘버추어 스트라이커’는 오락실 아케이드용으로 적합한 타이틀이다. 현재는 ‘위닝일레븐’이 최고의 자리를 차지라고 있다.

또 ‘챔피언쉽 매니저’라는 매우 독특한 작품이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게임은 유저가 선수들을 직접 컨트롤할 수 없으며 오로지 포메이션과 전술로만 통솔할 수 있다. 일종의 시뮬레이션인 셈인데 감독과 구단주의 입장에서 게임을 즐기는 색다른 시각으로 인기가 꽤 높은 편이었다.
 
이중배기자(이중배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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