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파도 '끝순이' 스타 됐네
영화 흥행이어 브라운관 종횡 무진 활약
 
“마파도를 관객들이 정말 많이 보긴 보셨나봐요. 요즘 거리를 다니면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인데’하는 말을 자주 들어요.”

영화 ‘마파도’가 전국 300만 관객몰이를 하면서 덩달아 포털사이트 검색어 1순위에 오르는 등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마파도 끝순이’ 서영희(25). “여운계, 김수미, 김을동, 김형자, 이문식, 이정진 선배님 등 많은 연기파 배우들과 함께 출연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좋았다”고 말하는 그녀는 지난 5년간 꾸준히 연극 무대에 오르며 영화 ‘질투는 나의 힘’, ‘클래식’, ‘라이어’ 등을 통해 차근차근 내공을 다져온 농익은 연기자다.

어릴적부터 보석 디자이너의 꿈을 갖고 학창시절에는 줄곳 미술 공부에 매달렸던 그녀는 우연한 기회에 연극 한 편을 보고 반한 나머지 연기자의 길을 택하게 됐다. 그 때가 고 3이었고, 남은 한달 간의 노력으로 대학교 연극영화과에 합격했으니 당시 그녀의 연기에 열정이 어떠했는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여전히 많이 부족한 신인입니다. 인기 같은 것은 아직 잘 몰라요. 그저 좋은 선배님들과 한 영화에서 이렇게 만날 수 있었다는 점이 잊혀지지 않을 것 같네요. 특히 이문식 선배님 있죠. 연기에 대해 깊이 고민하면서도 주위 사람들을 언제나 밝게 이끌어주세요. 그 노력과 열정 만큼은 정말 본받고 싶었습니다.”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됐지만 영화 흥행에 이은 자신에 대한 주위의 높은 관심은 모두가 행운이었다고 말하는 그녀에게서는 또래 배우들과 다른 인생의 깊이가 느껴진다.

지난 6월부터 시작한 KBS 주말드라마 ‘슬픔이여 안녕’에서는 브라운관으로 영역을 넓힌 이후 처음으로 비중 있는 역을 맡았다. 친구(박선영)의 약혼자를 차지하기 위해 계략을 꾸미는 여자 ‘민주’ 역으로 자칫 시청자의 미움을 사기 쉬운 악역이다.

하지만 “상황적인 요소가 민주를 나쁜 여자로 보이게 만들죠. 친구가 약혼자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그래서 더욱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시키는 불쌍한 여자얘요. 처음에는 너무 어렵고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지금은 생각하고 고민할 수 있어서 더 마음에 들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오는 9월에는 옴니버스 영화 ‘내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을 통해 알콩달콩한 그녀만의 사랑이야기를 보여줄 예정이다.

“관객들에게 직접 힘이 돼 드리지는 못해도 미소를 안겨들릴 수 있는 기분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서영희. 교과서에나 나올법한 흔한 ‘영희’라는 이름도 “평생 함께 해 온 인연을 버리기 싫어 그냥 사용한다”는 말처럼 꾸밈없는 이름 만큼이나 연기에 대한 솔직한 철학이 그대로 전달된다.

“모든 사람들이 연기 잘하는 배우 ‘서영희’로 인정 해주는 것이 작은 소망”이라며 살짝 얼굴을 붉히는 그녀는 이미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어느 여배우보다 더욱 아름다워 보였다.
 
임동식기자(임동식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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