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 전략 그리고 중독
일명 '폐인제조기'
 
많은 게임들은 자신만의 재미를 가지며 팬을 형성시키지만 ‘재기드 얼라이언스’는 폐인을 제조하는 공장으로서 악명이 높았다. 용병을 고용하고 한정된 병력으로 똑똑한 적을 상대하는 쾌감은 대규모 물량 전투 보다 깊은 맛이 있었고 더욱 처절했다. 분대 단위의 턴 방식 전략 시뮬레이션을 창조하며 장르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재기드 얼라이언스’는 오늘날 재평가 받아야 마땅한 작품이다.
 
# 턴 전략 시뮬레이션의 명작
 
<사진설명> ‘용병’ 요소를 잘 녹였던 첫 번째 작품

‘나는 전장을 넘나드는 용병. 돈이 된다면 무엇이든 한다. 어제 C급 일 하나를 받고 이곳으로 날아왔다. 평소보다 두 배의 돈을 지급한다기에 왔는데, 아뿔싸! 이게 무슨 C급이야! 날조됐던 우리 팀은 현재 반이 쓰러진 상태에 구급약도, 탄약도 얼마 남지 않았다.

그런데 저 녀석들은 도대체 뭐하는 녀석들인지 마치 우리의 전략을 알고 있는 것처럼 허를 찔러댄다. 이대로는 우리 팀은 전멸이다. 하지만 이렇게 끝낼 수는 없지.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지역을 점령해야 한다. 그래야 돈을 받을 수 있으니까. 나는 용병이니까.’
한동안 수많은 유저들의 숙면을 빼앗아 갔던 전략 시뮬레이션 시리즈가 있다.

그것은 바로 최고의 중독성을 자랑했던 ‘재기드 얼라이언스’. 이 작품은 마치 잘 만들어진 장기와 같았다. 적의 움직임을 최대한 관찰해 의도를 파악하고 그에 상응하는 전략으로 자신의 용병을 움직인다. 자기 턴을 이용해 특성을 갖고 있는 용병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지혜롭게 활용해서 적을 괴멸시키는 타이틀이다.

적이 눈치를 채지 못 하도록 접근시켜 시작도 하기 전에 적을 제압할 수 있고 다친 용병에게는 의사를 보내 치료를 하는 등의 실제 전장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상황들을 그대로 재현했다. 이 게임은 잘 짜인 시스템과 헤어날 수 없는 재미로 끝없는 중독을 보이며 ‘폐인 제조기’라는 악명을 날렸다.
 
# 분대 기반의 전술을 맛본다
 
<사진설명> (왼쪽에서부터) 명작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으로서 인정받았던 또 다른 작품 ‘X-콤’, 우) ‘미녀 파일럿이 즐비한 로봇물’이라는 특이한 설정으로 인기를 끌었던 ‘파워돌’

물론 이 작품 전에도 장기나 체스처럼 번갈아 가면서 플레이하는 ‘턴 방식’ 전략 게임은 상당수 있었다. 하지만 이 타이틀은 실제 군인들이 벌이는 ‘분대 기반의 전술 게임’으로서 새로운 장르를 이끌어냈다. 재미있는 것은 비슷한 시기에 각기 다른 회사에서 매우 흡사한 이런 종류의 게임, 그것도 모두 명작 반열에 들 수 있는 작품이 출시된 점이다.

일본 코가도의 ‘파워 돌’(1993), 마이크로프로즈의 ‘X-콤’(1994), 그리고 서텍의 ‘재기드 얼라이언스’ 등 시대를 풍미한 게임인 동시에 분대 기반의 전술 게임이라는 특이한 장르를 선보였다. 또 각기 자신만의 특징을 자랑하며 높은 판매량과 많은 인기를 얻은 것도 공통점이다.

이들 타이틀은 소수의 인원을 어떻게 잘 이용해 싸우느냐가 관건이 되기 때문에(물론 적도 그만큼 적은 수가 등장한다), 지금 독자들이 생각하는 ‘스타크래프트’처럼 그냥 유닛끼리 전투하도록 놔두고 죽어도 그만인 그런 존재가 결코 아니었다. 한 명이라도 쓰러지게 되면 승패 자체가 갈리게 되고 ‘유닛’이 아닌 ‘동료’로서의 의미가 강했다.
 
# ‘용병’ 그 자체에 초점
 
<사진설명> 각 용병마다 치밀한 장비 설정이 가능했을 뿐 아니라 전투 경험을 쌓음으로서 10 종류의 다양한 능력치를 향상시키는 재미도 상당했다

그런데 동시기에 등장한(특히 오히려 시기가 빨랐던 ‘파워 돌’이 아닌), 오히려 더 많은 환영을 받았던 ‘X-콤’ 시리즈가 아닌 이 ‘재기드 얼라이언스’를 소개한 이유는 바로 ‘용병’이라는 부분이 가진 특성 때문이다.

이 작품 안에서 용병은 참으로 다양한 특색과 성격을 가지고 있다. 덕분에 게임을 플레이하다보면 ‘뛰어나지만 마음에 들지 않은 용병’, ‘잘 싸우지 못하지만 교우관계(?)가 좋아 해고하면 여러 명이 떠날까봐 차마 못 자르는 용병’ 등 캐릭터성이 있다. 한 명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분대 기반이라는 점과 각 용병의 캐릭터성은 이 게임을 구성하고 있는 가장 큰 재미다.

이는 실제 용병들의 도움(정확히는 AIM(국제 용병 협회))을 받아 만들어졌기 때문에 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 개발자는 최대한 용병의 느낌을 주기 위해 실제 용병들을 게임 제작에 참여하도록 부탁했고 덕분에 이처럼 뛰어난 작품이 나올 수 있었다. 지금은 실제 전문가를 초빙해 게임에 참여시키기가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당시에는 매우 특이한 경우로서(특히 용병 협회라면 더욱) 게임계에 큰 영향을 줬다.
 
# 저주받은 제작사 서텍
 
<사진설명> (왼쪽에서부터)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높은 완성도로 팬들은 환성을 질렀지만 점점 새로운 유저들을 끌어들이는 데 실패했다, 스트래티지 퍼스트로 넘어간 이후에 제작된 ‘재기드 얼라이언스 2: 와일드파이어’, 또 다른 명작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코만도스’를 비롯해 최근 발매되는 여러 게임에서 ‘재기드 얼라이언스’의 영향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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