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 미군, 전투후 X박스 즐겨…PX서 타이틀 팔기도
 
팔루자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일단의 미 해병들이 캠프팔루자에 도착하자마자 X박스, 게임보이어드밴스, 노트북PC를 가져와 ‘헤일로’의 코버넌트 종족, ‘마리오’의 교활한 몬스터, ‘더 심즈’의 넌덜머리나는 룸메이트와의 전투에 다시 빠져든다.

이라크 남동 해안에서 수마일 떨어진 이 해병기지에는 복도, 문과 창문을 가로질러 고속선이 설치돼 있다. 또 체육관에는 7대의 플레이스테이션이 설치돼 있는데 또 따른 해병들은 ‘NFL 2005' 토너먼트에 시간가는 줄 모른다.

AP는 콘솔게임기 세대가 성장해 군에 입대하기 시작하면서 게임이 전장 최고의 유흥거리로 자리잡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군인들이 게임을 통해 전장의 스트레스를 풀고 향수병도 달랜다고 전했다.

언제 어떻게 상황이 바뀔지 모르는 전장. 정전이라도 될라치면 게임 마니아들은 험비 배터리와 한쌍의 악어입클립까지 동원해 게임을 계속한다.

군에서도 게임기와 타이틀을 대여해 주는 등 군인들의 게임 플레이를 적극적으로 밀어주고 있다. 캠프팔루자의 PX에는 플레이스테이션과 X박스가 TV, DVD플레이어, 전자레인지 등과 함께 선반에 진열돼 있고 한쪽 구석에 ‘게임 존’을 설치했는데 이곳에는 20여개의 게임 타이틀이 놓여있다.

한 PX의 프랭클린 윌리암즈 하사는 “그들은 밀리터리, 레이싱 등 속도감을 느낄 수 있는 게임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또 브라보외과중대의 중위 어인 시몬스는 “게임을 통해 다시 전투의 악몽을 떠올리게 할 필요가 있냐는 얘기를 듣지만 게임이 군인들의 긴장을 늦춰주기 때문에 게임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군은 이미 수년 전부터 콘솔게임에 대해 주목해 왔다. 실제 미 육군은 ‘미국의 육군’이라는 게임을 만들어 모병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외에도 많은 게임을 훈련에 이용하고 판매도 하는데 그중의 하나가 ‘오퍼레이션 플래시포인트’다. 미 해병은 ‘클로즈 컴뱃:퍼스트투파이트’라는 게임의 개발에 참여했다.

전투에 참여해본 병사들은 ‘게임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게임이 전투를 준비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생각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비디오게임에서는 플레이어가 기꺼이 목숨을 걸고 용맹을 떨칠 수 있지만 팔루자에서는 그럴 수 없다는 것이다.

적 은신처로 예상되는 건물을 불도저로 쓰러뜨리는 일을 맡고 있는 제임스 아타코글루 하사(28)는 “게임에서는 죽으면 다시 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된다”며 “게임에서는 건물을 무너뜨리는 불도저도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도연기자(황도연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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