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대회 스케줄이 화근
양방송사와 감독들 내년 시즌 2개 공통맵 사용 합의
 
맵에 대한 불만을 한 걸음 뒤에서 바라보면 무리한 대회 일정 및 운영을 놓고 선수와 팀의 강한 불만이 도사리고 있다. SK텔레콤 T1의 주훈 감독은 최근 온게임넷과 MBC게임을 겨냥 “수많은 리그와 일정에 선수들이 멍들고 있다”며 직격탄을 날려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현재 진행중인 8개 리그에 40여개에 육박하는 경기 스케줄로 선수들이 고통받고 있다는 얘기다. KFT매직앤스팀은 지난 ‘스카이프로리그’ 1라운드에서 방송사의 일방적인 대회 일정 변경에 항의, KTF매직앤스의 출전을 보이콧했고 결국 사과를 받아내기도 했다.

KTF 정수영 감독은 “맵을 결정하는데 있어 한편으로는 종족간 밸런스만을 너무 중점적으로 고려하다 보니 다른 여러 면을 간과하기 쉽다. 맵 결정에 앞서 모든 팀에게 사용 예정인 맵을 공개해 검증을 받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임요환은 물론 SK텔레콤 T1, KTF매직앤스, 팬택앤큐리텔 큐리어스 등 유명 선수를 다수 보유한 팀들은 팀리그와 개인리그에 스페셜 이벤트까지 연습할 맵이 많다 보니 특정 대회나 비중이 떨어지는 대회, 또는 개인적으로 약한 대회는 아예 포기하거나 운에 맡기는 경우까지 생겨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T1 최연성의 경우 MSL에서 3연패를 할 정도로 MBC게임 대회 맵에 유난히 강한 면모를 보였다. 반면 온게임넷 스타리그에서는 단 한차례의 결승 진출도 이루지 못했다. 최연성은 올 초 MSL 3연패 후 온게임넷 스타리그에 비해 MSL에 유난히 강한 이유를 묻자 “연습할 맵이 워낙 많다보니 선택과 집중을 해야했고, 내게 맞고 유리하게 느껴지는 쪽에 집중적으로 시간을 투자할 수밖에 없었다”고 답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양대 게임방송사 리그 담당 PD와 해설자, 프로게임팀 감독들이 모여 하나의 의미있는 의견 통합을 이뤄냈다. 내년 시즌부터 2개 정도 통합맵을 적용, 양대 스타리그에서 시험 운영키로 한 것이다.

김은동 감독은 “꽤 오래전부터 나온 얘기였다. 통합 맵 사용이 스타리그 판도에 어떤 변화를 줄지는 알 수 없지만 일단 양 방송사의 공감대를 이끌어내 통합맵을 이용하기로 합의를 도출한 것이 의미있는 일”이라며 “짧은 기간이나마 선수들이 쉬면서 새로운 전략을 짜는, 오프라인 스포츠의 스토브리그를 ‘스타크래프트’ 리그에서도 가져가야 한다는 데 동감하면서 우선적으로 맵에 대한 부담을 줄여보자는 취지 아래 이 같이 합의했다”고 말했다.
 
임동식기자(임동식기자@전자신문)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