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 이어 게임포털로 한류에 '도전장' ... 한,미,일 게임 삼국지 '후끈'
 
초대형 게임 유통사이자 개발사인 EA의 중국 진출 선언에 이어 일본 세가도 중국 온라인 게임 시장에 본격적으로 손을 뻗친다. 확인된 바에 따르면 세가는 이미 2개월 전에 세가차이나를 설립하고 국내 게임 개발사와 함께 게임 포털 사이트를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2억5000만 달러 규모의 중국 온라인 게임 시장을 두고 한국과 일본, 미국 업체들의 전면전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관련기사 8면>

초대형 글로벌 게임 기업인 EA가 본격적으로 중국 온라인 게임 시장에 뛰어 든 것과 맞물려 일본 유수의 게임 업체 세가도 13억 인구의 중국을 정조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익명을 요구한 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세가는 지난 8월 께 세가차이나를 설립하고 오프라인 시장에 대한 조사와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와 별도로 세가 본사 차원에서 온라인 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해 다각도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는 것.

또 이 관계자는 “세가는 현재 JC엔터테인먼트와 개발 중인 ‘쉔무 온라인’을 중국에서 론칭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으며 총 제작비 300억원을 책정했다”며 “JC엔터테인먼트 외에 국내 게임 개발자들을 다수 포섭, 온라인 게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궁극적으로 세가는 게임 포터 사이트를 중국에 오픈하는 것이 목표며 이를 위해 국내외 다양한 개발사와 접촉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가는 아케이드 업체 사미와 합병해, 드림캐스트의 실패와 콘솔 게임 시장에서의 부진을 만회하고 안정적인 기반을 확보했으며 일본 업체 중에서 온라인 게임 사업에 가장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회사다. 최근 열렸던 ‘도쿄게임쇼 2004’에서도 대형 부스를 마련해 PC 온라인 게임 ‘더비 오너 클럽 온라인’을 대대적으로 발표, 관람객과 관계자들의 많은 눈길을 모았다.

# EA도 중국 노린 온라인 게임 개발

한편 EA의 중국 진출에 대한 윤곽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미국 게임 회사로는 처음으로 중국을 향해 포문을 연 EA는 중국에 게임 스튜디오를 설립하고 합작 법인이나 중국 게임업체를 인수해 아시아 시장의 베이스 기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 국내 게임 개발사와 손잡고 ‘피파 2005 온라인’, ‘NBA 2005 온라인’, ‘메달 오브 아너’ 등 대작 패키지 게임을 온라인 전용으로 새롭게 개발 중이다. 북미에서 실패한 ‘심즈 온라인’이나 ‘울티마 온라인’ 등은 이번 프로젝트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으며, 패키지로 성공을 거둔 작품을 중심으로 100% 온라인 버전으로 리메이크하기 때문에 그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A 코리아는 올 12월 께 온라인 게임들의 오픈 베타 테스트를 국내에서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이를 기반으로 삼아 곧바로 중국 서비스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EA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수 개월 전부터 EA 본사와 EA코리아는 몇몇 국내 게임 개발사들과 지속적인 접촉을 했으며 이번에 발표한 ‘피파 2005 온라인’도 당연히 중국에서 서비스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EA 본사의 존 니어만 아시아 총괄 사장은 “온라인 게임 강국인 한국에 ‘피파 2005 온라인’을 세계 최초로 론칭하며 아시아 시장 확장에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EA와 함께 온라인 게임 개발·유통을 담당할 국내 업체로는 N사, K사, W사 등이 거론되고 있다.

# 국내 온라인 업체들 ‘초긴장’

이같은 사실이 국내 온라인 업체들에게 알려지자 바싹 긴장하는 눈치가 역력하다. 모 업체 고위 관계자는 “일본과 미국 게임 업체들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었는데 예상 외로 빠르게 움직인다”며 “중국도 한국 온라인 게임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세우고 있으며 많은 중국 업체들은 이미 상당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본과 미국 회사들은 막강한 자본력과 뛰어난 기획력, 엄청난 콘텐츠를 쌓아 둔 상태에서 경쟁에 뛰어 들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우리 나라의 게임 회사들은 힘이 딸릴 수 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다른 관계자는 “중국 시장에 대한 첫 단추를 잘못 끼웠기 때문에 맨 처음 진출하고도 여전히 안정적인 발판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며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조련사가 챙기는 것처럼 샨다가 나스닥에 등록하는 동안 도대체 우린 뭘 했냐”며 “중국 기업들의 살만 찌우는 수출 방식을 탈피하고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기존의 방식을 과감히 버리고 다른 형태로 중국에 진출해야 할 시기”라며 “단순 로열티 방식이나 합작 법인에 국한하지 않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지 않으면 애써 개척한 중국 온라인 게임 시장을 미국와 일본에게 모두 빼앗길 판”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성진기자(김성진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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