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사부 만나고 선배들 사대 '분풀이'
 
조경철 선수에게 대패한 이후 필승의 방법을 찾기 위해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였다. ‘위닝일레븐(이하 위닝)’ 기술을 전수해준 사부도 만났고 게임업체 ‘위닝’ 고수를 찾아가기도 했다. 골 결정력과 수비 수준을 높이기 위해 최대한 집중했다. 단 시일 내에 국내 ‘위닝’ 최고수를 이기기란 불가능에 가깝지만 그래도 자신감은 있다!

고심 끝에 내게 ‘위닝’을 알려준 사부를 만났다. 우리나라가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룩한 결정적인 인물이 히딩크였다면 본인에게는 사부가 있다. 사부는 위닝계에 ‘승질나는 플레이’로 이름이 높은 분으로서 최근 각 게임업체 최고수만 격파하고 다니며 실력을 과시하고 있는 중이다. 그의 플레이 특징은 드리블의 귀재라는 것이다.

숱한 ‘위닝’ 유저를 만났지만 사부처럼 드리블을 잘 하는 사람은 정말 못 봤다. 상대 페널티 지역에서 드리블로 페널티킥을 얻어 내는 일은 모기가 사람 피부 찾는 것 보다 쉽게 한다.

“야, 한 수 지도 부탁한다. 사실은 조경철이라는 사람한테 이거야 하거든.”
사부는 나보다 나이가 한참 어리다.

“그러죠. 그럼 일단 플스방으로 갑시다.”

흔쾌히 승락한 사부는 가까운 플스방으로 날 안내했고 게임비도 자신이 냈다. 나이도 어리고 알려주는 입장에 있는 사람이 왜 돈까지 내고 묻지 마라. 우리 사이는 그런 세속적인 것을 넘어 선지 오래다.

우선, 그동안 키웠던 실력을 확인해 볼 겸 한판 붙었다. 사부는 브라질을 선택했고 나는 프랑스를 골랐다. 치열한 공방전을 펼치고 결국 2대 0으로 졌다.

“너 봐준거 아니냐? 자존심 상한다. 예전에는 스코어가 더 크게 났었잖아.”
“김기자님의 문제는 말이죠. 수비가 약하고 골 결정력이 너무 떨어진다는 거에요. 자, 리플레이 화면을 볼까요?”

엉뚱한 대답을 하는 것을 보니 봐 준 모양이었다. 하여튼 사부는 리플레이 화면을 보면서 차근차근 설명을 해줬다. 우선 ‘위닝일레븐 8’은 전작과 달리 골키퍼의 능력이 상승했는데 골을 똑같이 넣는다는 것. 이번 ‘위닝’은 로밍슛을 자주 사용해야 좋다고 했다.

실제로 사부는 골의 90%를 로밍슛으로 성공시켰다. 백번은 연습해야 실전에서 로밍슛을 성공할 수 있을 거라는 말과 함께. 그리고 드리블은 자신있는 경우에만 사용하고 패스를 자주 하라는 주문을 했다.

스루 패스도 공간 침투가 용이한 로밍 스루 패스를 알려 줬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레이더를 동시에 볼 수 있는 눈을 키우라고 말했다. 레이더를 항상 주시하면서 패스를 해야 단독 찬스가 생긴다는 것. 사부와 연습을 거듭하며 많은 배움을 얻었다.
 
# 선배들에게 시험해보다
 
가르침을 시험해 보기 위해 본지 선배들을 모셨다. 선배들도 ‘위닝’에 빠져 한가한 시간에는 무조건 “한 판 해야지!”라고 외치는 게임 유저다. 실력은 아직 세상에 드러내기가 부끄러운 수준이지만 스파링 파트너로는 제격이라고 생각됐다.

하지만 이것은 완벽한 오해였다. 선배들은 모이자마자 ‘위닝’은 당연히 2 대 2로 해야 한다며 팀 플레이를 요구하고 나섰다. 새까만 후배가 뭔 힘이 있나. 할 수 없이 팀 플레이로 전격 전환. 그리고 평소처럼 괴성이 난무하기 시작했다.

“야, 패스 좀 해. 패스.”
“거기서 찔러!!!”
“으아악, 콘트롤이 안돼.”
“아∼, 너무 세게 찼구나.”
“어딜가! 똘똘말이!!!”

아아, 전혀 도움이 안되는 선배들. 본인의 실력을 업그레이드 시키기 위한 목적은 허공으로 사라지고 단돈 천원을 따기 위해 목에 핏대까지 세워 댔다. 이 광경을 누가 보기라도 한다면…. 결국 연습은 집에서 혼자 해야만 했다.
 
# 최종 마무리 연습
 
위닝 연습은 패스트 로밍슛과 수비에 집중했다. 패스는 왠만큼 이뤄진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결정적인 찬스에서 골을 100% 성공시키기 위한 노력을 거듭했다. 사부가 알려진 로밍슛은 단련하기가 너무 어려워 조 선수가 사용하는 패스트 로밍슛에 집중했다.

또 수비는 X 버튼과 ㅁ 버튼을 사용해 반칙을 사용하지 않고 공을 뺏는 기술을 연마했다. X 버튼은 공을 뺏지만 한편으로 상대방 발을 걸기 때문에 반칙이 자주 나온다. ㅁ 버튼을 사용하면 몸싸움으로 상대 선수를 밀어 내기 때문에 공을 스스로 놓치는 경우가 많다.

컴퓨터의 인공 지능을 최하단으로 놓고 앞에서 설명한 기술을 매일 연습했다. 인공 지능을 가장 낮은 단계로 설정해야 연습이 되기 때문이다. 이 수준이면 컴퓨터는 공을 거의 쫓아 오지도 않지만 경기장에서 선수가 존재하는 상황을 만들고 거리 감각과 버튼의 세기를 연습하기에 최적이다.

그리고 나름대로 ‘위닝’ 실력이 좋고 친한 인물들을 만나 플레이하면서 차근히 실력을 쌓았다. 자신은 있다. 결전은 10월 16일. 기다려라, 조경철!
 
▲각계각층의 격려문
 
필자의 사부이자 게임업체 기획자 : 자신만의 플레이 스타일을 창조해야 한다
후배 기자 1 : 손가락에서 피가 나면 고수가 된 겁니다
후배 기자 2 : 그냥 포기하시고 저랑 ‘하급생 2’나 하시죠
후배 기자 3 : ‘위닝’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도 모르면서…
후배 기자 4 : 패스를 너무 안 해요
후배 기자 5 : 남 겐세이 걸다가 자기가 망하는 짓만 고쳐요
모 선배 기자 : 골 먹으면 PS2를 꺼버려!
모 게임업체 마케팅 차장 : 푸흣. 3000원 내면 알려주지
 
김성진기자(김성진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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