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즈처럼 오래 남는 가수 되고파"
 
지난 29일 ‘MBC게임 챔피언스 데이’가 열린 장충체육관에는 키 150Cm도 안되는 외소한 체구의 앳된 가수가 등장해 게이머의 눈길을 끌었다. 놀라운 가창력으로 젊은 10대 게이머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은 이 소년은 최근 방송가에 화제가 되고 있는 13세 기타소년 ‘제이알(JR. 본명 엄영인)’이다.

“게임을 좋아해서 언제가 한번은 게임대회에 나가 게이머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고 싶었어요. ‘메이플 스토리’의 광적인 팬이었죠. 지금은 ‘군주’를 즐겨요.”

어린 나이에 가요계에 데뷔했고 요즘에는 방송 활동으로 하루하루가 바쁘지만 틈날 때마다 PC방에서 게임삼매경에 빠지는 평범한 소년이다. 지난 2월 첫 음반을 낸 후 라디오와 함께 TV 음악 프로인 ‘뮤직뱅크’, ‘도전1000곡’ 등 각종 오락프로에서 공연 게스트로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MBC ‘브레인서바이버’ 출연, 우승을 차지해 모교에 장학금을 건네기도 했다. 제이알의 팬 카페(cafe.daum.net/jrjr)에는 1만명이 넘는 회원이 활동 중이다.

“세계적인 기타리스트 에릭 클립턴의 공연을 DVD로 보고 너무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가수가 되고 싶었죠.” 어린 나이에 리처드 막스 ‘나우 앤드 포에버(Now and forever)’, 에릭 클립턴의 ‘티어스 인 헤븐(Tears in heaven)’ 등을 기타로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는 제이알의 음악 실력은 놀라울 정도다.

그의 아버지는 1980년대 대학가에서 인기를 끈 통기타 그룹 ‘쌍투스’의 멤버로 활동한 엄웅희(43)씨다. 아들의 음악적 재능을 알아보고 국내 최고의 기타리스트 함춘호씨를 찾아가 직접 지도를 부탁했고 이때가 JR의 나이 10살 때였다. 오디션에서 함춘호씨는 JR의 솜씨에 감탄해 직접 음반 프로듀서를 맡아 첫 앨범을 제작했다고 한다.

“비틀즈의 예스터데이처럼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불리워지는 그런 노래를 하고 싶어요.” 중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어린 소년이지만 타고난 노래 실력만큼 꿈도 야무졌다.

첫 앨범의 타이틀 곡 ‘날개’는 어릴 적 잃어버린 날개를 찾아 나서는 내용의 소프트 록으로 보아의 ‘아틀란티스 소녀’를 만든 황성제씨가 심혈을 기울여 작곡했다. 이때문인지 일부에서는 그를 ‘소년 보아’로 부르기도 하지만 그는 반갑지 않은 애칭이라고 반문한다. “누구와 비교돼 불리는 것은 싫어요.

보아 누나는 댄스가수지만 저는 기타리스트거든요. 저만 줄 수 있는 느낌과 색깔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냥 기타소년으로 불러주세요.”

JR은 오늘도 학교와 방송국, 그리고 기타 레슨실을 오가며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반짝하는 가수가 아닌 누구나 인정하는 국내 최고의 록커가 되기 위해서다.
 
임동식기자(임동식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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