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점- 그라운드 누비는 듯한 뛰어난 현장감 / 시원하고 속도감 있는 화끄한 축구 구사
단점 - 가명으로 등장 스타플레이어에 '씁씁' / 공과 선수의 발 붙어 움직이는 현상 답답
 
‘위닝일레븐’과 ‘피파’의 보이지 않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각기 독특한 장점을 가지고 서로를 조금씩 닯아가며 꾸준히 시리즈가 출시됐다. 그리고 이제 이 두 축구게임의 산맥은 ‘위닝일레븐 8’과 ‘피파 2005’에서 그 정점을 이루며 격돌할 것으로 보인다. 과연 ‘위닝일레븐 8’과 ‘피파 2005’는 어떤 모습으로 유저들을 놀라게 할까? 그 궁금증을 풀어본다.

축구게임은 ‘위닝일레븐’과 ‘피파’로 양분된다. 모든 플랫폼을 통틀어 이 두 게임은 유저들을 뚜렷한 양극화 현상으로 내몰고 있다. ‘위닝일레븐’ 유저들은 “‘피파’는 핸드볼이다”며 피파를 비방하고 ‘피파’ 팬들은 “‘위닝’은 지겹고 느리다”라며 ‘위닝일레븐’을 공격한다.

이 두 게임의 인기는 지형적으로도 차이가 있는데 아시아에서는 ‘위닝일레븐’이 압승을 거두고 있으나 유럽과 북미에서는 ‘피파’가 패권을 차지하고 있다. 이것은 플랫폼의 보급과도 관련이 있다. ‘피파’는 주로 PC로 제작돼 인기를 얻은 케이스고 ‘위닝일레븐’은 PS2로만 만들어져 대중화의 한계가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다.

최근 들어 ‘피파’는 PC와 PS2, X박스, 게임큐브 등 모든 게임 플랫폼으로 출시하고 있으나 ‘위닝일레븐’은 오로지 PS2를 고집했고 유럽 시장을 겨냥해 ‘프로 에볼루션 사커’라는 엉뚱한 이름으로 PC 버전을 발매하기도 했다.
 
# 거대한 전쟁이 시작된다
 
국내에서는 정식 PS2가 출시되기 전까지는 PC게임 ‘피파’가 대세를 이뤘으나 최근에는 플스방을 중심으로 ‘위닝일레븐’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경쟁의 역사는 ‘위닝일레븐’의 개발사 코나미가 최신작 ‘위닝일레븐 8’을 PC, X박스로도 만들 것임을 발표해 두 축구게임은 정면 충돌을 예고하고 있다.

 ‘피파’가 독점적으로 누렸던 PC와 X박스에서의 인기를 빼앗겠다는 의도인 것이다. 이에 질세라 EA 스포츠도 ‘피파 2004’를 한층 강화한 ‘피파 2005’로 정면 도전에 응전할 태세다.

‘위닝일레븐’이 지향하는 것은 실제 축구다. 현대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미드필드 싸움이며 이 게임은 그것을 기가 막히게 풀어내고 있다. 공을 갖고 있지 않은 선수들의 인공지능과 엄격한 물리법칙에 의거한 공의 움직임, 수십 가지가 넘는 캐릭터의 능력치로 리얼 사커를 완성했다.

 ‘위닝일레븐’의 초기 버전은 비난도 많이 받았지만 3탄을 넘어서면서 완성도를 인정 받았다. 하지만 이에 비해 그래픽이 소홀하고 온라인 멀티플레이가 불가능한 단점이 있다. 또한 각국의 축구 협회 라이센스를 얻지 못해 가명으로 등장하는 스타 플레이어와 클럽팀도 많다. ‘위닝일레븐’은 게임성으로 승부하지만 현대 유저들의 욕구를 채워주기엔 역부족인 면이 있다.

 8월 19일 국내에 정식으로 출시될 예정인 ‘위닝일레븐 8’은 최종 버전인 ‘위닝일레븐 7 인터내셔날’에서 대폭 발전했다. 변화된 부분이 너무 많지만 확 뒤집어 버린 것은 아니다. 모든 부분이 조금씩 더 발전된 수준으로 다듬어 졌다. 먼저, 꾸준히 지적받았던 그래픽이 20% 향상됐다. 게임 플레이상의 그래픽도 세밀하게 조정되고 동영상으로 그려진 스타 플레이어는 실제와 거의 같다(일부 국가만). 인공지능의 수준은 더욱 높아져 난이도 6이 새롭게 추가됐으며 1인칭 시점의 플레이도 구현했다.

 또한 드리블의 완급이 가능해져 방향키에서 손을 뗀 상태에서 R2 버튼을 누르면 골대를 향해 선수가 갑자기 멈춰 수비수를 당황하게 만든다. 짧은 패스와 스루 패스의 강약에 따라 가까운 선수에게 공을 주거나 먼거리의 선수에게 공을 주는 것도 선택할 수 있다. 신체 페이크가 추가돼 오른쪽으로 가는 척하다가 왼쪽으로 몸을 돌리는 기술이 등장한다. 이번 7탄은 전반적으로 개인기가 강화돼 테크닉이 강한 유저에게 유리하도록 발전됐다.

 코나미가 자랑하는 ‘위닝일레븐’의 마스터 리그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선수들이 나이를 먹는다는 사실이다. 제 아무리 훌륭한 선수라도 세월이 흐르면 능력치가 떨어지고 도태한다. 유저는 새로운 신인을 꾸준히 발굴해 트레이닝을 시켜야 하며 전략적으로 선수들을 스타팅 멤버에 골고루 기용해야 팀의 사기가 떨어지지 않게 된다.
 
# 피파 2005도 올 가을에 등장
 
‘피파’의 특징은 아케이드적 재미를 모토로 한 화끈한 축구다. 따라서 게임이 빠르고 골도 잘 나는 편이다. 전체적으로 인공지능이 떨어지는 면이 있어 완성도에 의문이 들지만 게임으로서는 훌륭하다. 디테일한 그래픽과 선수들의 다이나믹한 움직임, 각종 동영상과 실명, 온라인 지원 등 좋은 점이 많다.

 특히 온라인을 지원하는 부분은 ‘위닝일레븐’ 뿐만 아니라 다른 축구게임에서도 극히 구현하기 힘들어 대표적인 장점으로 손꼽힌다. 유저끼리 옆에 붙어 얼굴을 보지 않고도 인터넷을 이용한 원거리 플레이가 가능한 부분은 모든 단점을 뒤집고도 남는다. 게다가 EA 스포츠의 막강한 자본력으로 취득한 세계 각국의 축구 협회 라이센스는 선수들의 실명과 클럽팀을 그대로 게임에 구현할 수 있도록 한다.

‘피파 2005’는 작년에 발표됐던 혁명적 작품 ‘피파 2004’에서 더욱 진보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퍼스트 터치(First Touch) 시스템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이 새로운 개념에 대해 살펴보자.

 먼저, 반응도(Responsiveness)가 향상됐다. 이것은 선수들의 공에 대한 반응이 4∼5배 증가했다는 소리다. 따라서 어리버리하지 않고 빠른 공 처리가 가능해졌으며 드리블하는 선수와 태클하는 선수의 상호작용을 정교하게 만들어 심리전으로 발전시켰다. 또한 선수가 앞으로 달려가면서 공을 받도록 추가돼 빠른 역습의 기회를 자주 나오도록 조절했다.

 게임의 인공지능도 제자리 걸음을 벗어났다. 게임의 흐름과 연관된 애니메이션이 구현돼 선수가 킥을 하기 직전, 상황에 따라 보폭과 몸의 자세가 다양하게 변한다. 수비 또한 향상된 인공지능으로 공격수를 원천적으로 커버하며 공만 쫓아가지 않고 크로스 패스나 위치 선정 등에 반응하면서 움직인다.

 관성의 법칙을 도입해 선수들이 달리고 패스하는 움직임이 딱딱하게 끊어지지 않고 조금씩 밀리게 된다. 이러한 부분은 각 선수들의 능력치에 따라 다르게 접목돼 순발력이 빠른 선수들과 그렇지 못한 선수들의 차이가 드러난다. ‘피파 2005’는 올 가을 께 전세계 동시 발매될 예정이며 모든 플랫폼에서 제작 중이다. 하지만 인터페이스가 점차 콘솔 게임기에 맞춰지는 경항이 있어 PC 유저에게 불리한 면이 적지 않다.
 
김성진기자(김성진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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